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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부로만 평가 “형님벨트 꼼수”

지역 정치권 '짜고치기' 맹비난… 안정적 지질 충청적합 강조 과학벨트 '지반안정성' 완화 논란

이종섭 기자

이종섭 기자

  • 승인 2011-04-13 17:56

신문게재 2011-04-14 3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위원회가 과학벨트 입지 선정 원칙을 확정한 가운데, 입지 요건 중 하나인 지반 및 재해 안정성 평가 방식이 논란을 빚고 있다.

지역 정치권은 과학벨트위원회가 정한 지반 안정성 및 재해 안전성 평가 방식이 특정 지역을 배려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과학벨트위원회는 13일 과학벨트의 핵심 시설인 중이온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을 한 곳에 두는 '통합 배치' 원칙을 확정했다.

이로써 일단 핵심시설의 분산 배치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어느 정도 무마되는 분위기지만, 입지 평가 방식 중 일부 내용이 특정 지역을 염두에 두고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오고 있다.

위원회가 입지 평가에서 최근 일본 대지진 이후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지반 안정성 및 재해 안전성 부문에 대한 평가를 세부 심사항목 없이 적격·부적격으로만 평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대전시당은 이날 논평에서 “지반 안정성 기준 완화는 형님벨트 꼼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시당은 “지반 안정성 및 재해 안전성 심사를 적격·부적격으로만 평가하는 것은 지반 안정성이 취약한 영남권 형님벨트를 배려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며 “입지 평가 과정에서 돌출될 수 있는 변수를 사전에 제거하자는 꼼수로 처음부터 짜고 치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시당은 이어 “지반 안정성이 중이온가속기에 한정된다해도 전체 과학벨트 입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이는 다른 항목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곳에 기초과학연구원을 분산 배치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보하려는 전술”이라며 “내부적으로 결론을 내 놓고 거기에 입지선정 기준을 짜 맞추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자유선진당은 이날 중앙당 대변인 논평을 통해 지반 안정성과 재해 안전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선진당은 “중이온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을 한 곳에 둔다는 원칙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며 “일본 대지진과 원전사고로 주목 받는 지반 안정성 및 재해 안전성에 대해 별도 세부 심사항목으로 점수화해 평가하지 않는 것은 이에 취약한 지역을 봐주기 위한 시도로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선진당은 이어 “100% 적격이거나 100% 부적격인 지역이 있을 수 없는 만큼 그 중요성에 걸맞게 배점을 대폭 높이고 점수화해 공정히 평가해야 한다”며 “과학벨트가 대재앙에 얼마나 잘 견딜 수 있느냐가 여기에 달려 있고, 안정적인 지질을 가진 충청권이 적합한 입지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또 자유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반안정성 및 재해안전성에 대해 세부심사 항목을 두지 않는 것에 대해 이 부분에 취약한 대구·경북 지역이 불리하지 않도록 조율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특정지역 배려 차원에서 심사 기준이 정해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며, 특정지역 달래기 차원의 나눠먹기는 최악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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