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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만 된다면 공짜땅이라도…'

내일까지 과학벨트 부지답안지 제출… 지자체마다 파격 제안

배문숙 기자

배문숙 기자

  • 승인 2011-04-20 18:11

신문게재 2011-04-21 1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입지 선정 절차의 1차 관문인 부지평가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유치 경쟁전에 뛰어든 해당 지자체간의 신경전이 시작됐다. 20일 교육과학기술부 과학벨트기획단에 따르면 22일까지 과학벨트에 관심있는 지자체들은 과학벨트 입지 후보 부지에 대한 상세 내역을 제출해야 한다.

과학벨트에 들어설 핵심 요소인 중이온가속기(33만평)와 기초과학연구원(10만~15만평)을 충당할 수 있는 최소 165만㎡(50만평)이상의 부지가 해당 지역 어디에 있는지를 우선 평가하기 위해서다. 또 과학벨트 부지 요건인 ▲연구기반 및 산업기반 구축·집적 정도 ▲정주환경 ▲국내외 접근성 등의 기준에 적합 하는지도 평가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해당 부지에 대한 가격도 중요한 평가 대상으로 알려지고 있다.

광주시의 경우, '매입비 평당 1만 2000원 정도 라는 가장 파격적 제안을 내놓을 전망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 시내에 660만㎡(200만평)가 넘는 군포 사격장이 있는데, 상무대가 전남 장성군으로 이전함에 따라 이곳을 국방부로부터 3.3㎡당 1만2000원선에 살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땅을 과학벨트 입지 후보지로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만약 과학벨트가 광주지역으로 온다면 330만㎡(100만평)정도는 무상으로 제공할 생각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북도의 경우 포항 테크노파크 2단지(207만3000㎡, 약 62만7000평), 경제자유구역(375만㎡, 약 113만4000평) 등의 땅을 당장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의 경우 남산지구 땅(원형지)을 앞세우고 있다. 천안(을)이 지역구인 김호연 한나라당 의원은 최근 간담회에서 “남산지구에 과학벨트 주요 시설이 들어서기에 충분한, 안정적 지반의 땅을 확보하고 있다”며 “가격은 3.3㎡당 25만원 정도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전시를 포함한 충남, 충북은 우선 후보지는 세종시를 거점으로 각 시도별 지역 후보지를 제출하기도 했다. 대전시의 경우, 대덕특구 신동지역과 둔곡지역을 선정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최종 과학벨트 입지로 낙점받더라도, 해당 지자체들이 부지 관련 비용을 어떻게 충당할지도 변수라고 지적한다.

지난 2009년 1월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확정한 과학벨트 종합계획에 따르면 과학벨트 조성에 7년 동안 모두 3조5487억원(중이온 가속기 1조1000억원·기초과학연구 분야 소요 비용 2조4000억원)이 투입될 계획이지만 과학벨트 부지 조성 관련 비용은 제외다. 따라서 과학벨트 입지가 정해지고 본격 사업에 들어가면 정부건, 지자체건 누군가는 땅과 관련된 돈을 따로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참고로 광주시가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미 조성됐거나 조성 중인 산업단지의 부지 매입 비용(평당)은 ▲대구 사이언스파크 28만원 ▲울산 하이테크밸리 36만원 ▲경남 진주 정촌 산업단지 23만원 수준이다.

이 조사 결과를 단순히 과학벨트 필수 면적 165만㎡에 적용할 경우 전체 부지 확보에 필요한 비용은 1150억7000억원 정도가 된다. 여기에 많은 지역의 경우 조성 비용 등까지 더해지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 과학벨트 부지 확보에 적게는 수천억원, 많게는 1조원 가까운 추가 예산이 불가피하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양승찬 시 과학기술특화 산업추진본부장은 “세종시는 국가에서 조성한 지역으로 용도에 따라 지가는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땅값이 중요한 변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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