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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미래개척' 대전·충남북부터 손잡자

조성 과정서 '대덕특구' 부각땐 소외감 우려 지역·정치적 논쟁 끝내고 과학적 접근 절실

배문숙 기자

배문숙 기자

  • 승인 2011-05-16 18:00

신문게재 2011-05-17 1면

[이제는 과학벨트 성공이다]- 상)정치 논란 불식, 충청권 공조 중요

중)예산확보, 출연연 관계 설정 문제 풀어야
하)과학계가 주도해야



정치벨트라는 낙인속에서 자유롭지 못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첫 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대전과 천안, 청원, 연기 등 충청권이 포함됐지만 거점지구가 대전으로 확정되면서 충청권 자치단체의 속내는 각각 다르게 나타나는 분위기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6일 최적의 과학벨트 후보지로 대전 대덕특구를 결정했다고 밝혔으나 거점 지구에서 제외된 자치단체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정치가 아닌 사이언스(과학)적 접근이 그 어느때 보다 절실한 과학벨트가 되기 위한 의견을 모아봤다.<편집자 주>



과학벨트는 시작부터 '과학'보다는 정치적 논란에 휘말려 갖은 '고초'를 겪어야만 했다. 민동필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당시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이 지난 2006년 4월 당시 대선주자였던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에게 '은하수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보고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2007년 11월 한나라당은 일류국가비전위원회 과학기술분야 대표 공약으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확정됐다.

그러나 과학벨트는 세종시 등 정치·지역간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맞서면서 과학이 아닌 정치적 논란의 핵심이 되고 말았다. 더 꼬이게 만든 게 2009년 9월 정운찬 당시 총리가 세종시 정부청사 이전에 반대 의사를 밝혔고, 2010년 1월 정부는 세종시 개념을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로 바꾸는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했다. 이 수정안의 핵심은 바로 과학벨트였다.

그러나 같은해 6월 결국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자 청와대와 여권은 과학벨트 논의 무대를 정치권으로 끌어들였다.

이 때부터 과학벨트는 정치벨트 혹은 형님벨트로 불리며 내년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라는 '블랙홀'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공약을 깨면서 과학벨트 원점 재검토라는 정치적 자충수를 두고 말았다. 이때부터 극심한 혼란이 왔고 전국 각 지자체와 지역 정치권은 과학벨트 획득을 위해 '진흙탕 싸움'에 나서야만 했다.

국가 이익보다는 다가오는 각종 선거에서 '명분'을 쌓기 위해서 전력을 다하는 분위기가 대구, 광주에서 뿐만 아니라 충청권 내부에서도 각 정파간, 지역간 물밑 신경전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이제 과학벨트는 비(非)과학벨트가 돼서는 안된다. 풀어야 할 문제가 더 많다고 대덕특구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가장 가까운 현실적인 우려감은 과학벨트 조성 과정에서 대덕특구가 집중적으로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러면, 충북도와 충남도가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끼면서 공조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밭대 유병로 교수는 “충청권 3개 시ㆍ도가 지속적인 공조와 협력을 통해 기초과학의 미래와 충청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야한다”고 당부했다.

(사)출연연연구발전협의회 정정훈 회장은 “이제 어떻게 하면 과학벨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할지에 대해 국가적 시점에서 고민해야 할 때”라며 “입지문제를 둘러싼 지금까지의 지역적이고 정치적인 논쟁은 중지하고 앞으로 과학기술인들이 중심이 돼 심도있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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