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수 저작집 3권 '열반에서 세속으로'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한국 불교학계의 '거목' 혜안(慧眼) 서경수(1925∼1986) 전 동국대 인도철학과 교수의 입적 30주기를 맞아 서경수 저작집이 완간됐다.
한국불교연구원 구도회(求道會) 회원들과 서 전 교수의 제자들로 구성된 '서사모'(서경수 사랑 모임)는 2009년 4월 '서경수 교수 저작집 간행회의'를 시작했으며 2010년 12월 서경수 저작집 1·2권을 출간한 바 있다.
이번에 출간된 '열반에서 세속으로'는 서경수 저작집의 완결판으로 그의 역저인 '법구경-히말라야의 지혜'와 '인도불교사'가 담겼다. 또 그동안 출간되지 않은 한국불교연구원에서의 강의록, 언론과의 특별 대담, 신문·잡지 기고문 등을 모아 수록했다
'열반에서 세속으로'에 묶인 서 전 교수의 글들은 무엇보다 친절하고 편안하게 다가온다. 산스크리트와 한문 경전 용어를 가급적 글 안에서 쉬운 말로 풀어놓은 게 특징이다. 더 많은 사람에게 불교의 진리를 전하고자 하는 배려에서다.
그렇다고 깊이가 없는 것도 아니다. 서 전 교수의 글은 웅숭깊은 불교적 세계를 추구하면서도 우리의 일상생활을 통찰함으로써 삶과 종교의 접경을 넓히고 있다.
논문과 에세이의 영역을 넘나들며 글을 써온 까닭에 서 전 교수의 글은 '에세이적 논문' 혹은 '논문적 에세이'로도 불린다.
이 밖에 이민용 전 불교연구원 원장의 '서경수 평전'을 비롯해 이기영 전 동국대 교수와 박성배 뉴욕주립대 교수 등의 추도사가 실렸다.
1925년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서울대에서 종교학을 전공한 뒤 불교에 귀의해 동국대에서 불교학을 공부했다.
1976년 인도 네루대학으로 건너가 인도철학을 연구했으며 네루대 최초의 한국학 교수로 한국의 언어·역사·문화를 가르쳤다.
네루대를 거쳐 동국대 인도철학과 교수로 활동하며 1980년대 불교학 연구풍토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기독교와 불교에 대한 종교 비교학, 서양철학의 관점에서 본 불교 등의 논문을 발표해 불교학 연구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이기영 전 교수와 함께 한국불교연구원을 여는 데 공헌했으며 산하단체인 구도회를 지도해 신행(信行) 운동의 기반을 닦았다.
대표 저서로는 불교신문사 주필 시절 쓴 '세속의 길 열반의 길'을 비롯해 '길에서 길로', '불교적 인생' 등이 있다.
효림출판사. 640쪽. 3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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