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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초대석] 금강대 송희연 총장 "어려울수록 구성원과 함께" 소통과 공감의 리더십 강조

위기를 기회로… 세계수준 교수진 등 6가지 실천과제 제시
4차 산업혁명 시대 ‘훌륭한 인재’ 양성하는 게 대학의 임무
“지속적인 금강대 발전 주춧돌 놓은 총장으로 기억 되고파

고미선 기자

고미선 기자

  • 승인 2018-02-27 10:02
  • 수정 2018-02-27 16:05

신문게재 2018-02-28 11면

송희연
/사진=이성희 기자
올해로 개교 16주년을 맞은 금강대가 송희연(79) 총장 취임과 함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용틀임을 하고 있다.

한국의 2대 불교종단인 천태종에서 설립한 금강대는 불교계 대학이 귀한 한국 교육계에 '작지만 강한' 명문대학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전임 총장의 독단적 운영과 '막말 파문' 사임으로 인한 리더십 공백, 초라한 대학구조개혁평가 성적표, 학교 위상 약화 등 악재가 겹쳤다.

송 총장이 풀어가야 할 현안들은 이뿐만이 아니다. 학령인구 감소와 교육부 역령강화진단으로 인한 재정압박, 대학의 경쟁력 향상 등 쉽지 않은 문제들이 가득하다.



송 총장은 지난 19일 취임식에서 "대내외 어려운 여건 속에서 금강대는 소수정예의 강소대학으로서, 글로벌 융합형 혁신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6가지 실천과제를 통해 위기를 헤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소통의 리더십'을 강조하는 송 희연 총장을 중도일보가 직접 만나봤다. <편집자 주>

-금강대 제7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소감이 궁금하다.

▲천태종에서 훌륭한 인성을 함유하고 또 지식을 연마하고 여기서 창조적 인재를 양성해야겠다는 훌륭한 건학이념으로 학교가 세워진 것으로 알고 있다. 종단 신도들의 정성 어린 보시로 운영되는 학교다. 불자로서 이런 대학의 총장을 맡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지금 대내외 어려운 여건 속에서 학교도 어렵다. 이 어려운 현실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까 생각하면 마음이 대단히 무겁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위기는 또 다른 기회다. 어려운 시기이기에 구성원들의 공감대 형성도 더 잘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전임총장의 '막말 파문'과 급작스러운 사임 등 내부 논란을 잠재울 히든카드가 있나?

▲전체 구성원들과 소통 및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채널을 유지할 것이다. 'step by step'으로 한꺼번에 바꾸기보다는 한 번에 하나씩 문제점을 바로 잡아 나갈 것이다.

총장 혼자 앞장선다고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구성원과 협의하고 공감하는 방향으로 대안을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 개별 면담도 원한다면 할 것이다. 학생들을 모두 만나기는 어렵지만 그룹별 소통은 계속적으로 할 예정이다. 교수들과는 개별 면담도 하고 전체의견도 귀 기울일 복안이다.

-한국개발원(KDI)·산업연구원(KIET)·해운산업연구원(KMI) 원장을 역임했다. 대학 발전을 위한 큰 그림이 있다면?

▲총장 취임식에서 밝힌 6가지 실천과제를 추진 중이다. △세계수준의 교수진 확보 △산·관·학 연계 응용연구역량강화 및 학생창업활동 활성화 △지방특성화사업 역량 강화 △해외유학지원 및 글로벌 학생 유치 △구성원간 소통 및 공감대 형성 △연구역량 강화를 통한 발전기금 및 학교재정확대가 그것이다.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를 세우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 인맥을 쌓고, 실리콘 밸리에서도 잘 나가는 특별한 프로그램들을 모색했다. 창업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 창업을 지시하는 곳이 많지 않다. 실제로 창업을 해본 경험이 있는 전문가를 대학 강사로 모셔, 인재를 길러 그들을 데려다 쓰게 하는 플랜을 구상중이다.

-최근 교육부 대학평가에서 결과가 좋지 않았다. 해결 방안이 있는가?

▲2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를 대비해 태스크포스팀이 가동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교육부의 평가지표는 문제가 많다. 길게 보는 안목으로 그 대학의 특성에 맞는 평가가 필요하다.

금강대는 규모가 작은 대학인데, 우리가 잘하는 건 또 다른 대학들도 다 잘한다. 또 규모가 작은 건 우리가 불리하더라. 그러니까 점수를 상대적으로 적게 받을 수밖에 없는 태생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런 중에도 금강대만의 특성이 있다. 우수한 언어교육이 밑바탕에 자리 잡고 있기에 전교생 유학을 보낼 수 있고, 관련 대학과 연계한 비즈니스 및 창업활동도 실천할 수 있다.

-개교 이래 금강대는 지역사회 기여에 미진했다고 본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한가?

▲대학은 교육·연구·지역사회 기여 삼박자를 갖춰야 한다.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교수들이 연구하고 창업하는데 도움을 주며,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역과 연계한 R&D(research and development) 역량강화와 산·관·학 연계 응용연구역량강화 및 학생창업활동 활성화, 지방특성화사업 역량강화 등을 통해 지역과 함께 성장하도록 주력할 계획이다.

-금강대만의 차별화된 교육프로그램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플립러닝(flipped learning·거꾸로 학습법)으로 학습자 중심 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 4년간 전원 전액 장학금을 지금 하고 전원 한 학기 해외유학 기회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해외 최우수 대학원 학비를 지원하고 있다.

훌륭한 인재 한 명이 100만명을 먹여 살린다고 했다. 불교학 우수 인재를 양성하며 취업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다. 또한 금강골드(비교과) 프로그램 운영으로 장학금 걱정 없는 대학으로 차별화를 둘 예정이다.

송희연2
/사진=이성희 기자

-4차 산업혁명이 대세다. 금강대의 전략은 무엇인가?

▲시대적 흐름은 아무도 막을 수 없다. 빅데이터가 모든 것을 주도하고, AI가 인간의 업무영업을 잠식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했다. 이제는 창의성, 협업과 소통능력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대학교육의 기본 임무다. 아무리 로봇이 잘해도 인성이 가장 중요하다.

KDI에 있으면서 플립러닝과 일반 강의를 했다. 둘 다 했을 때 플립러닝이 더 반응이 좋아서 다음 학기에 플립러닝으로 수업했다. 이 방법을 통해 평가 8위를 했다. 직접 해봤기 때문에 '플립러닝을 어떻게 하면 되겠다'라는 보강을 가지고 있다. 플립러닝의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를 찾는 것이다. 결국 교수 중심의 교육에서 학생 중심의 강의, 제목 중심의 강의에서 문제 중심의 강의, 일반 강의가 아닌 토론 중심으로 주고 받는 것이 플립러닝의 핵심이다. 앞으로 금강대 글로벌 인재양성의 핵이기도 하다.

-교육 철학은 무엇이며 어떤 총장으로 인정받고 싶은가?

▲기본적으로 사람다운 사람, '훌륭한' 사람다운 사람을 키우는 것에 중점을 두고 싶다. 많은 과실을 따는 것에 급급해 하지 않고 '토대'를 다지는 총장이 되겠다. 대학 발전 토대를 닦기 위해선 3개의 기능에 충실하도록 모든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 세계적 수준 교육, 연구 분위기, 구성원 모두가 소통하는 대학이 선행 과제다.

무엇보다 금강대가 지속해서 발전할 수 있는 주춧돌을 놓은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임기 중에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총장은 심부름꾼이다. 내려앉아야 한다. 리더가 하고 싶은 일을 강행한다면 비뚤어진 감정이 생겨나고, 그것을 바로 잡다 보면 오히려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구성원들과 공감대를 만들며 앞으로 나가다 보면 늦는 것 같지만 올바른 길로 가게 된다.

대학 발전을 위해 심부름을 잘하는 리더가 되겠다. 결과는 총장 하기에 달렸고, 교수들에게도 달려 있다. 손뼉을 쳤을 때 소리가 나는 것이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문화를 존중한다는 송 총장은 이문학을 수용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대학으로 전진하기 위해선 국제적 협력, 공유가 필요한데 다르다고 배척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멜팅 팟(melting pot). 있는 그대로 섞어 탄생하는 비빔밥처럼, 다른 문화를 존경하면서 녹여내는 교육 지향점을 설명하며 밝게 웃었다.

●송원장은…
1961년 서울대 이학사, 1966년 미국 시라큐스대학교 경제학석사, 1969년 동 대학원 경제학박사를 받았다.주요 약력으로는 한국개발원(KDI)원장과 산업연구원(KIET) 원장, 해운산업연구원(KMI) 원장을 역임했다.


고미선 기자 misuny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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