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과학
  • 유통/쇼핑

aT, 급식 납품업체 관리 허술... 정기점검 안한다

aT, 신규 등록 때만 서류, 현장점검
한 번 등록 통과하면 계속 입찰 참여...부실업체 양산

조경석 기자

조경석 기자

  • 승인 2019-03-24 11:18
eaT 홈페이지
aT가 운영하는 학교급식 전자조달 시스템 'eaT '홈페이지.  사진=eaT 홈페이지 갈무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허술한 급식 납품업체 관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첫 입찰 등록 때만 현장점검을 하고 사후관리에는 손을 놓고 있어 부실 업체 양산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 봉산초등학교 일부 학부모들은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eaT'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을 올렸다. 24일 오전 기준 401명이 청원에 참여했다.



'eaT'는 학교급식 전자조달 시스템이다. 발주처인 학교에서 필요한 식재료를 올리면 경쟁입찰로 납품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aT가 가격, 생산지 등 유통실태평가부터 최종 입찰까지 운영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aT는 '비대면 전자계약으로 거래 투명성 확보' '사전 등록을 통한 공정한 거래' 등을 'eaT'의 장점으로 소개했다.

24일 기준 전국적으로 1만여 개의 공급업체가 등록돼 있고, 이 중 심사 반려업체 등을 제외하면 실제로 4000~5000개 정도를 관리하고 있다는 게 aT의 설명이다. 대전·세종·충남엔 1654개의 공급업체가 있다.

eaT 등록은 서류심사, 현장점검, 최종심사 3단계를 거친다. 서류심사에선 사업자등록증, 음식물 배상책임보험 등을 확인한다. 이후 일주일 내에 이뤄지는 현장점검 단계에선 서류로 제출한 내용의 사실 여부를 파악한다.

최종심사는 교육청 관계자 등이 참여해 업체를 선정한다. 하지만 이는 신규 등록 때만 해당된다. 일단 한 번 eaT에 등록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계속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 결과 실제로 신규 등록 후 aT의 사후관리는 없었다.

봉산초에서 돼지고기 냉동육을 냉장육으로 속여 납품한 업체를 적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해당 업체는 지난 5일 첫 납품 때 상태 불량으로 반품을 요청받은 후 포장만 바꿔 다시 공급했다. 이어 다른 회사에서 보관하던 돼지고기로 세 번째 재납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교육청은 납품업체를 경찰에 수사 의뢰했고, 학교 측은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육류납품 중지를 결정한 상태다.

aT는 지난해 600~700개 업체를 한 차례 전수조사했다.

하지만 이는 eaT에 등록된 5000여 개 중 일부인 데다 지난해만 이뤄진 것으로, 정기 점검은 따로 없었다. 봉산초에 육류를 속여 납품한 업체는 지난해 8월 신규 등록한 곳으로 드러났다. aT의 학교급식 납품업체 관리 부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aT 관계자는 "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정기 점검이 어려웠다"며 "앞으로 공사 퇴직자 등을 활용해 2~3년마다 한 번씩 납품업체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경석 기자 some772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