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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노래] 김추자의 '님은 먼 곳에'

우난순 기자

우난순 기자

  • 승인 2019-06-03 10:05
김추
연합뉴스 제공
'사랑한다고 말할 걸 그랬지 님이 아니면 못 산다할 것을~'. 김추자. 정말 노래 잘 부르는 가수 김추자. 초등학교 시절 텔레비전에 나온 김추자의 모습은 다른 가수와 달랐다. 화려하고 유연한 몸으로 춤을 추는 그녀는 확실히 튀는 가수였다. 경쾌한 노래에 맞춰 나팔바지를 입고 옷에 쫘악 붙는 셔츠와 긴 파마머리로 흔들리는 몸이 어찌나 어린 나의 가슴을 떨리게 하는 지, 너무 멋있었다.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기도 하고 커다란 목걸이를 걸고 나오기도 하는 김추자는 지금 봐도 전혀 구식같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김추자의 노래 중 최고는 '님은 먼 곳에'다. 불세출의 기타리스트 신중현이 만들었다. 김추자의 간드러지고 감칠맛 나는 목소리와 창법을 십분 살린 '님은 먼 곳에'는 지금 들어도 가슴을 울리는 노래다. 최고의 작곡가와 한국 최고의 가수 김추자의 만남. 그러고 보면 예전 가수가 지금 가수보다 노래를 더 잘 부르는 것 같다. 그땐 가수는 오로지 노래로 승부를 걸어야 했다. 당시 김추자에 대한 음해도 난무했다. 간첩이라는 둥 별의별 얘기가 다 나왔던 기억이 있다. 노래하며 춤추다 목걸이가 끊어져 떨어졌는데 메달 안에 김일성 사진이 있었다는 둥. 군부 독재시절에나 있을 법한 어이없는 뜬소문이었다.



2008년 개봉한 이준익 감독의 '님은 먼 곳에서'엔 주연배우 수애가 부르기도 했다. 저음의 수애가 부른 '님은 먼 곳에'는 색다른 감성을 들려준다. 노래의 주인공 가수는 세월이 지나 나이를 먹지만 노래는 영원하다. '영원히 먼 곳에 망설이다가 님은 먼 곳에~'.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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