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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된 계룡산 철화분청사기의 부활에 대해 말하다

도예가 이재황 한남대 교수

한성일 기자

한성일 기자

  • 승인 2019-08-2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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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황 한남대 교수
계룡산 도예촌에서 도자기를 굽고, 제자들을 양성하고 있는 우리 지역의 대표적인 도예가인 이재황 한남대 미대 교수가 단절된 계룡산철화분청사기의 부활을 주장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재황 교수는 계룡산 철화분청사기의 역사적 의의에 대해 “조선 시대인 15C~16C에 계룡산도자유적지는 중부권에서 가장 규모가 큰 분청사기 도자 생산지였다”며 “이 곳에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대량생산된 철화분청사기가 50년간 제작되었다”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계룡산 철화분청사기는 지역적 특색이 뚜렷해 '계룡산분청'이란 별칭을 갖고 있다”며 “우화적인 문양과 우수한 조형성으로 예술적 가치가 높은 철화분청사기는 16C 중기에 당시에 인기가 있던 백자에 밀려 자연스럽게 소멸됐지만 임진·정유재란을 거쳐 피랍된 충청도 금강출신 이삼평에 의해 큐슈현 다쿠촌에서 에가라츠라는 생산품으로 재생산이 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철화분청사기의 가치는 20C 초에 미학자 야나기무네요시와 피카소, 샤갈 등 세계적 예술가의 주목을 받으며 큰 이슈가 되었다”며 “현대 화가의 정체성 확립에 있어서 근원이 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다만 “현재는 학봉리 초라한 야산에 묻힌 가마터를 포함한 그 일대는 이를 지표한 국가사적 333호 표석만이 을씨년스럽게 남아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계룡산철화분청사기
계룡산 철화분청사기
이 교수는 “철화 안료원산지인 ‘구무동굴’이 전국에서 유일한 도자재료 생산지인 만큼 ‘공주시 향토유적지 30호’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고 지난해 드디어 구무동굴이 공주시 향토유적 30호로 지정돼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단절된 전통유산을 복원하기 위한 첫 번째 과제는 단연 철화 안료의 규명”이라며 “이는 철화분청사기가 다른 분청사기와 차별되는 독특한 특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어 “저는 그동안 단서를 찾지 못했던 철화 안료에 대해 자철석(Fe3O4) 석간주의 화학적 전이과정을 밝혀내기까지 20년의 연구 결과물을 다른 성과들과 함께 만들어냈다”며 “이를 확인하기 위한 다양한 자료 검증과 세미나를 거쳐 공인을 받았고, 자철석 원산지인 계룡산 소재 '구무동굴'이 2018년에 공주시 향토유적 30호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지난해 계룡산철화분청사기 1,2,3권 백서를 출간한 뒤 기업의 도움을 받아 전 세계의 유명 미술관과 박물관에 기증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중부권 도자 거점지역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지난 8월 8일 공주시 '도자예술단지' 용역 중간보고서 발표대회가 공주시청에서 뜻 깊게 진행되었다”며 “그동안 이 지역 도자 전통문화에 소연했던 조바심이 반증되어 다행한 기대심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은 연구 상황이지만 미래에 우리 지역에 새로운 문화생산지가 생겨나고 이를 자축하는 도예축제와 다양한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이는 크나큰 보람이 될 것”이라며 “그간 한국 도자 3절인 강진의 상감청자와 이천, 경기 광주의 청화백자에 비해 유독 계룡산 철화분청사기의 소외감은 우리를 허탈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공주가 호남선을 잇는 한국의 전통도자 핵심 축으로 추후 이 지역을 대표하는 교육과 관광 보고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며 “지방자치 가치 상승효과도 뛰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와 함께 새로운 물결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다양한 소규모의 아트페어나 축제에 필수적으로 등장하는 부스가 바로 도자 판매와 체험부스”라며 “이것은 우리 지역의 젊은 도예가나 이를 연계한 신진작가가 많아졌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매년 도예전공 졸업생이 생기고 이들이 작가 역량을 기르고 생존을 위해서는 다양한 활로와 더불어 이들의 창작 활동지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이러한 상황에서 근원적인 이 지역 도자원류의 뿌리를 찾고 이를 창출하는 작업생산지와 지적 트랜드를 구축하기 위한 우리 사회의 다양한 방향으로 토양분이 되어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분명 계룡산은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명산이고 한국사의 오랜 왕도였고, 철화분청사기의 고유한 영역이었다”며 “도자 도시로서 500년 전, 철화분청사기와 400년 전, 일본도조 이삼평의 탄생기로서 이를 지켜가는 아름다운 문화가 오랫동안 전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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