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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m 전·후진도 음주운전”… 시동 걸고 이동하면 ‘운전’

중앙행심위, 운전거리 짧아도 음주운전 했다면 면허 취소 정당

윤희진 기자

윤희진 기자

  • 승인 2022-02-15 10:48
# 친구 집에서 밤늦게까지 술을 마신 A 씨는 대리운전을 호출했다. 기다리는 동안 길이 좁고 장애물도 있어 대리기사가 오면 운전하기 불편하다는 생각에 직접 시동을 걸고 5∼6m 전·후진을 했다가 신고를 받은 경찰에 적발됐다. 음주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운전면허 취소 기준치(0.080%)를 초과해 면허가 취소됐다.

A 씨는 "대리기사의 수고를 잠시 덜고자 했을 뿐 계속 운전할 의도는 전혀 없었고 업무상 운전면허가 필요해 처분이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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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대전경찰청과 둔산경찰서 관계자들이 대전 서구 만년동에서 음주단속을 벌이고 있다. 중도일보 자료사진
실제 운전 거리가 짧더라도 음주 상태에서 시동을 걸고 조금이라도 이동했다면 음주운전에 해당한다는 행정심판 결정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도로교통법상 운전은 도로에서 차량을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으로, 차량에 시동을 걸어 이동했다면 운전에 해당한다며 경찰의 운전면허 취소처분이 위법·부당하지 않다고 결정했다.

중앙행심위는 "행정심판은 처분의 위법성뿐 아니라 부당성까지 판단하는 효과적인 권익구제 수단이지만 교통사고의 위험성을 고려해 음주운전 사건의 감경 여부를 판단할 때 더욱 엄격한 결정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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