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과학
  • 유통/쇼핑

물가 폭등하는데 가뭄까지…'엎친데 덮친 격'

양파·상추·마늘 등 밭작물 고공행진
"인력난과 기름값·공공요금 상승으로 앞으로 더 오를 것"

이유나 기자

이유나 기자

  • 승인 2022-06-16 16:15
  • 수정 2022-06-16 18:12

신문게재 2022-06-17 1면

KakaoTalk_20220615_135313830
15일 대전 서구 탄방동 서부 농협 본점에서 양파 등 밭작물을 팔고 있다.
"물가가 너무 올라 10만 원을 가져가도 살 수 있는 게 몇 개 없네요. 결국, 반찬 가지 수를 줄이고 알뜰하게 사는 수밖에 없죠"

일상회복으로 인한 수요 증가, 국제 원자재시장 불안정 등으로 충청권 물가가 지난해 6월에 비해 6%까지 치솟은 가운데 가뭄으로 밭작물 가격도 뛰고 있다. 가뭄이 7월까지 계속될 전망이라 소비자는 물론, 농민들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전국적 가뭄으로 물가가 상승하며 마트를 찾은 소비자의 한숨은 깊어만 졌다. 올해 6월까지 충청권 강수량은 평년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충남강수량은 171.4mm로 평년(307.1mm)의 55.9%이며, 충북 강수량은 158.8mm로 평년(298.1mm)의 53.1% 수준이다. 다음 주 비 소식이 예정됐지만, 해갈엔 역부족이라 앞으로 밭작물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충남 서천에서 농사를 짓는 임정숙 씨는 "가뭄 때문에 모든 작물이 못 크고 밭엔 진딧물만 생긴다"며 "논에 있는 벼도 비가 안 오니까 잘 안 자란다"고 한탄했다. 이어 "지금 콩, 고구마, 대파, 들깨 등을 심을 시기인데 수돗물을 밭에 계속 주는 것도 비용부담으로 버겁다"고 말했다.

감자, 양파, 상추 등 밭작물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서 가격도 급등했다. 13일 aT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 장바구니 물가정보에 따르면, 감자(수미 100g)는 지난해(250원)보다 60% 올라 400원으로 뛰었다. 작년 봄 감자가 가뭄 부족과 일교차로 생육이 부진했는데 올해도 가뭄으로 작황이 나쁘기 때문이다. 배추(봄 1포기)는 작년보다 절반(52%) 가까이 올랐다. 작년엔 3030원이었던 배추가 4620원으로 비싸졌다.

청상추(100g)도 가뭄과 더위로 생산이 어려워지며 지난주(500원)보다 30% 오른 650원에 마감했다. 깐마늘(1kg)은 9300원으로 작년(8000원)보다 16% 올랐다. aT의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15일 대전 역전시장의 깻잎(100g 상품) 가격은 1620원으로 작년(1200원)보다 420원 올랐다. 봄에 나오는 무 1개 가격은 작년 2000원에서 2370원으로 뛰었다. 작년 2024원이었던 대파는 2500원으로 비싸졌다.

전문가들은 가뭄과 더불어 경영비 상승으로 밭작물 가격이 앞으로도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순병민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가뭄이 발생하면 생산량이 줄어들어 가격 상승 요인이 커진다"며 "인력난과 등유·휘발유, 공공요금 가격 상승 등 국내 요인이 밭작물 가격에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앞으로 물가상승 요인이 많아 이를 최소화시킬 정책이 필요하다"며 "기후변화로 인한 수급 예측을 하고 공급이 부족한 품목은 수입 다변화 전략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유나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