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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위기의 지방자치시대, 정치를 알아야 하는 이유

강석구 충남대 교수·충대세희망도시포럼 이사장

이유나 기자

이유나 기자

  • 승인 2023-02-20 11:25

신문게재 2023-02-21 19면

강석구 교수
강석구 충남대 교수.충대세희망도시포럼 이사장
중국인이 세 명 모이면 장사 이야기를 하고, 일본인이 세 명 모이면 미안하다고 한다고 한다. 한국 사람 세 명이 모이면 나라 걱정을 한다고 한다. 한국인의 정치에 관한 관심은 매우 높다. 최근 2018년 10월 1차 지방이양일괄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2021년 1월 시행됐다. 지방분권의 법적 완성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 2차 지방이양일괄법은 22년 1월 국회에 제출됐지만, 자치분권위원회가 이양 의결한 특례사무에 대한 입법 절차가 아직 이뤄지지 않고 국회에 계류 중이다. 정부는 지방이양일괄법 시행을 통해 국민에게 가장 가까운 곳에서 행정이 이루어짐으로써, 지방자치단체가 경제·산업을 비롯한 다양한 개별 여건을 정책에 반영할 수 있게 되고, 주민의 수요에 더욱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 문제에 중앙과 지방이 따로 없다'며 '정부는 진정한 지방시대를 열기 위해 중앙의 권한을 지방에 과감하게 이양하고, 지역 스스로 비교우위가 있는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키워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발표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지방정부의 역할과 책임은 곧 지방정부의 정치력과 행정능력, 지역정치인의 정치적 리더쉽에 따라 평가되기 때문이다.

중앙정부중심의 정치·행정을 바라보는 관점과 지역중심의 정치·행정에 대한 관점은 달라진 기준으로 평가돼야 한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이끄는 중앙정치에 대한 정치평가 기준과 지방정부시대에 지역의 발전과 관련한 지역기여도 중심의 정치평가 기준이 달라야 한다. 내가 거주하는 지역에서 나에게 미치는 영향력 중심에서보다 더 거시적이고 실질적 정치능력에 대한 평가가 지방정부와 지역의 정치인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인의 정책에 대해 판단을 할 수 있는 시민의식과 정치를 대하는 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 즉, 광역단체장, 지방의회의 의원 그리고 지역구 국회의원들에 대한 역할과 그들의 정치력에 대한 국민의 엄밀한 판단이 필요하다.



무엇이 옳은 정책인지, 실현 가능한 지, 특정계층에게 편익·불이익을 주는지 등에 대한 이해와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냉철한 정책평가가 필요하다. 정책 판단과 함께 정치인의 성장과정과 인격, 미래성장가능성 등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이유로 지역 인재가 지역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정치인프라를 만들어야 하고 지방정치에 대한 이해와 올바른 학습이 필요하다. 선거 때마다 전 세계 어느 나라 국민보다도 높은 정치적 관심에 따른 높은 투표율과 이슈 속에서도 진영싸움과 학연 및 지연 등 구태에 갇힌 정당정치와 정치인의 평가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오고 있다. 수도권 과밀집 상태에서의 지방정부 균형발전 기회가 쉽게 주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지역을 위한 정치·행정은 스스로 답을 해 줄 수 있는 정치인에 의한 새로운 정책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지방정부의 수요자들인 시민들의 올바른 정치에 대한 이해와 정책에 대한 상세한 검증은 중앙정부에게 올바른 정치로 답해 달라는 요구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가 될 것이다.

'우는 아이에게 젖을 준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지방정부는 기호에 의한 정치가 아니라 합리적 타당성으로 국민을 이해시키고 타당한 요구를 통해 성장해야 한다. 고령화와 지방소멸 위기에 지방정부는 현명한 판단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할 시간이 도래함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TV에서 다른 국가의 멋있는 리더들을 만날 수 있다. 국가별로 위대한 리더들도 볼 수 있지만 조그마한 소도시의 단체장으로서 근면하고 활동적인 젊은 리더들의 사례를 접할 수 있다. 지방정부의 중요성이 지금보다 중요해진다면 분명 '폼나고 멋있는 리더' 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에 대해 시민들이 정치를 대하는 태도가 성숙해야 한다. 다만, 지방정부를 위하는 정치와 국가를 위한 정치가 닮았지만 닮지 않은 것이 있어야 한다. 지방정부이양법이 시행된다면 지역을 발전시킬 정책들을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접하게 될 것이다. 이때, 지역 지식인은 정책에 대한 평가와 조언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정치를 바라보는 관점도 바꿔야 한다. 학연과 지연 그리고 정당정치에 매몰돼서는 안된다. 지식인들이 중심이 돼서 정치를 배워야 한다. 정치참여가 목적이 아니라 정치인의 올바른 정치를 위해 조언하고 바로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강석구 충남대 교수·사단법인 충대세희망도시포럼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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