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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중소기업 대출액 최고치... 고금리·경기둔화에 한계기업 늘 수도

대전·세종·충남 시중은행 중소기업 대출 사상 최고치
연체율도 1년 전보다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5배 상승

방원기 기자

방원기 기자

  • 승인 2023-12-25 20:00

신문게재 2023-12-26 5면

은행들
충청권 중소기업 대출액이 연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고금리와 경기 둔화에 따른 한계 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출 연체율이 급증한 상황에서 대출 잔액이 늘어난다는 건 그만큼 기업의 경영 상황이 어렵다는 걸 의미하는데, 지역 중소기업 대출액은 매월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25일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의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시중은행 대전·세종·충남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50조 5516억원으로, 9월(50조 2346억원)보다 317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은행이 2019년부터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금액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10월 대전의 예금은행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941억원 증가한 21조 4769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수치다. 9월 1269억원 증가한 이후 10월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1~10월까지 무려 1조 169억원 상승하며 매월 대출 잔액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세종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99억원 늘어난 3조 9229억원으로, 1년 전보다 8.3% 확대됐다. 9월 176억원 증가한 이후 연이은 증가세다. 1~10월 동안 2598억원 상승했다. 충남도 10월 한달 2130억원 증가한 25조 1518억원으로 잔고가 늘었다. 9월 2034억원 증가한 이후 증가세가 더 가파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4.5% 상승한 수치다. 충남은 1~10월까지 9229억원 증가했다.

문제는 지역 중소기업이 은행에서 빌려간 돈을 갚지 못하는 연체율이 1년 새 많게는 5배까지 치솟았다는 점이다. 대전의 중소기업 연체율은 2022년 9월 0.36%에서 올 9월 현재 0.73%로 2배 넘게 올랐다. 세종은 이 기간 0.05%에서 0.30%로 5배나 늘었다. 충남 역시 해당 기간 0.18%에서 0.33%로 2배 가까이 확대됐다. 연체율이 급증했다는 건 은행과 약속한 날짜에 이자를 갚지 못하는 기업이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자금이 원활하게 돌지 못해 은행에 손을 빌리는 기업이 늘었다는 걸 뜻하는데, 그럼에도 일궈온 기업 문을 닫지 못해 대출을 확대하고 있는 기업도 상당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될 경우 한계 기업이 지역에서 쏟아질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경기 침체가 거듭될수록 경제계 악영향이 커지기 때문이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연체율이 높아졌다는 건 기업의 재정에 경고등이 들어왔다는 것과 같은 의미로 볼 수 있다"며 "대출액도 늘어나고 있어 부채로 한계에 몰리는 기업도 상당수 늘어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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