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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노후 목욕탕만 90여 곳… 안전사고 불안감↑, 관리 강화해야

24일 세종 조치원 목욕탕서 70대 3명 감전사
다중이용업소 해당 안돼 안전점검 사각지대
30년 이상 운영 목욕탕 대전 32곳, 충남 61곳
전문가 "목욕탕 대상 안전 서비스 제공해야"

김지윤 기자

김지윤 기자

  • 승인 2023-12-25 16:41

신문게재 2023-12-26 6면

목욕
24일 새벽 5시 37분께 세종시 조치원읍 죽림리의 한 목욕탕에서 감전사고로 인해 70대 여성 입욕객 3명이 숨졌다.
세종의 한 대중목욕탕에서 감전 사고가 발생하면서 노후 목욕탕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대다수 목욕탕이 다중이용업소에 해당하지 않아 안전점검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관리 감독을 강화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5일 세종소방본부와 세종시청 등에 따르면 24일 오전 5시 37분께 세종시 조치원읍 죽림리의 한 목욕탕에서 70대 여성 입욕객 3명이 감전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온수탕에 있던 이들만 사고를 당했고, 욕탕 안에 '버블 발생기'가 있던 것으로 확인돼 경찰 등 관계 기관은 감전 사고로 추정해 정확한 원인을 밝히려 조사 중이다.



사고가 난 목욕탕 건물은 1984년에 사용 승인이 된 곳이다. 39년 된 목욕탕에서 사고가 발생하면서 지역 노후 목욕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현재 대전과 충남에 있는 목욕탕 중 30년 이상 운영해 오는 곳은 93곳이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 32곳, 충남 61곳이다.

문제는 현재 충청권 노후 목욕탕 중 대다수가 정기 안전점검 의무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관련법에 따라 영업장의 바닥면적 합계가 1000㎡를 넘어야 건축물 정기점검 대상이 된다. 또, 수용 인원이 100명이 넘을 때만 다중이용업소로 분류돼 2년에 한 번 설비 점검을 의무적으로 받게 된다.

그러나 충청권 목욕탕 대부분이 다중이용업소에 해당하지 않아 안전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대전 전체 목욕탕 95개 중 다중이용업소로 등록되지 않은 곳은 67곳이다. 이번 감전 사고가 난 세종 목욕탕 역시 다중이용시설로 등록이 안 됐다.

항상 물기가 많은 목욕탕, 특히 노후 목욕탕의 경우 화재 등 안전사고에 취약한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목욕탕은 누전이 발생했을 시 전류가 쉽게 흐를 수 있어 작은 사고에도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영세 노후 목욕탕을 대상으로 의무적으로 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점검 대상에서 제외돼 자체적으로 안전 점검을 하는 것 자체가 부담되는 목욕탕을 대상으로 지자체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채진 목원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전기안전공사와 지자체, 소방 등이 포함된 합동 조사단이 구성돼 목욕탕을 대상으로 특별안전점검을 하는 등 안전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라며 "이후 문제점 발견 시 이를 조처하기 위한 금전적 지원도 함께 필요하다. 또한, 2년에 한 번 보다는 점검 횟수를 늘려 꼼꼼하게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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