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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책 선거전 실종, 막말·부동산 의혹만

  • 승인 2024-03-31 14:15

신문게재 2024-03-31 19면

4·10 총선을 코앞에 두고 여야의 정책 경쟁은 실종되고, 그 자리를 막말과 부동산 의혹 논란이 대체하고 있다. 적대와 증오를 기반으로 삼은 정치 행태가 선거전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정파적 양극화 현상이 심각한 상황에서 총선은 정권 중간 심판적 요소에 거대 야당에 대한 평가, 여기에 제3지대 정당이 가세하면서 파열음을 키우고 있다. 비호감 선거와 '정치 실종'이 부각되며 유권자의 정치혐오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3월 28일 "정치를 개 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지, 정치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돼지 눈으로 보면 다 돼지"라고 받아쳤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정부를 "의붓아버지, 계모 같다"고 표현하자, 국민의힘은 "재혼 가정 비하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준혁 경기 수원정 후보는 과거 유튜브 방송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도 일제강점기에 위안부를 상대로 성관계를 했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 드러나 '막말의 정점'을 찍었다.



부동산 의혹 등 후보 자질 논란도 확대되고 있다. 민주당 경기 안산갑 양문석 후보는 20대 딸 명의로 11억원을 대출받아 서울 서초구 아파트를 매입한 것이, 같은 당 공영운 후보(경기 화성을)는 다세대 주택을 매입해 군 복무 중인 아들에게 증여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 박은정 후보 남편인 이종근 전 검사장은 퇴직 후 다단계 업체 변호를 맡아 수십억원의 재산이 증가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였다.

선거는 늘 '네거티브 유혹'에 빠지게 하지만, 비전은 없고 '상대를 죽여야지 내가 산다'는 '증오의 언어'로 민심을 얻을 수는 없다. 사전투표가 4월 5~6일 이틀간 실시된다. 20% 안팎의 부동층은 경합 선거구 승패를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다. 여야는 성찰하는 겸허한 자세로 선거전에 임해야 한다. 막말과 축재 논란으로 오염된 선거판을 싸늘한 시선으로 지켜보는 국민이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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