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대전지부가 4일 오전 대전교육청 앞에서 교사의 정치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는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효인 기자 |
김현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장이 4·10 총선을 엿새 앞둔 4일 교사의 정치기본권 보장을 촉구하며 이같이 말했다.
총선을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교사들이 교육전문가로서 정치기본권 보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교육이 제대로 나아가기 위해 전문성을 가진 교사들이 교육 정책 수립과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이날 오전 대전교육청 앞에서 정치기본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22대 국회 교육개혁 과제 10대 교육 의제를 발표했다.
김현희 지부장은 "대전지부는 4월 총선을 앞두고 3월 중순부터 대전지역 국회의원 후보들에게 총선 의제를 보냈지만 선거가 끝날 때까지 이 답변서를 공개할 수조차 없다"며 "얼마 전 한 국회의원과 만나 학교 실상을 논의하고 이를 실제 총선 공약에 반영했는데 이 중요한 내용도 공론화할 수 없다. 이렇게 코미디 같은 현실이 벌어지는 이유는 교사에게 정치기본권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선 교사의 정치적 중립을 이유로 정당 가입은 물론 정치후원 등 활동을 금지하고 있다. 후보자들의 SNS 게시글에 '좋아요'를 누르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다고 교사들은 주장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각 정당의 교육 정책과 관련된 내용은 교사들에게도 큰 관심사지만 교육정책 앞에서도 교사는 투명인간"이라며 "정당 가입은커녕 SNS 게시글 '좋아요'를 누를 수도 없고 후원금을 낼 수도 없으며 후보의 선거공약에 대한 의견을 표현할 수도 없다. 정치와 연관된 모든 시민권을 박탈당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교에서는 정치 못 하는 교사가 정치하는 고등학생을 가르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선거권과 피선거권은 만 18세부터, 정당 가입은 만 16세부터 가능해져 고등학생에게 참정권이 확대됐다. 그러나 정작 학생들을 민주시민으로 성장시킬 책임이 있는 교사는 정치적 무권리 상태"라고 지적했다.
실제 학교 수업에선 교과서 위주 이론과 상식 수준의 수업만 가능하며 실제 후보자의 공약에 대해 토론하거나 모의투표를 해 보는 수업은 진행할 수 없는 구조다.
김재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우리 사회 중요한 위기 중 하나는 교육과 교육현장의 위기"라며 "다가오는 22대 총선에서 교육 의제가 진지하게 다뤄져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