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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언·무시' 의대교수들 체력보다 정신적 트라우마 호소

충남대병원 비대위 교수 253명 조사결과

임병안 기자

임병안 기자

  • 승인 2024-04-08 17:55

신문게재 2024-04-09 2면

충남대의과대4
전공의 사직 후 진료실을 지키는 충남대병원 교수들이 야간당직 후 낮 근무까지 반복하며 극한 체력 소진을 호소하고 있다. 폭언과 부정당하는 경험에서 허무함과 우울감까지 더해 정신적 어려움은 더 크게 작용해 앞으로 한 달 이상은 지속하지 못한다는 응답이다.

8일 충남대병원·세종충남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3월 29일부터 4월 7일까지 비대위 소속 교수를 대상으로 자신이 느끼는 신체적·정신적 어려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비대위 소속 336명 중에 교수 253명이 응답한 이번 설문에서 전날 24시간 진료 후 다음날 12시간 휴식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응답이 전체 응답자의 80%에 달했다. 전공의 사직 후 교수들의 24.5%는 주 60~72시간씩 근무 중이고 주 100시간을 넘겨 진료 중이라는 교수도 13%나 있었다.



교수 중 76%가 스스로 판단했을 때 뚜렷한 체력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고, 78%는 뚜렷한 정신적 어려움을 당하는 중이라고 응답했다. 신체적 또는 정신적 측면에서 에너지가 완전히 소진된 것처럼 느껴진다는 응답도 각각 18.6%, 23.3%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업무가 많아져 겪는 신체적 체력 손실보다 정신적 어려움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정신적 어려움은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 전문가임에도 철저히 부정당하고 감정적 폭언을 겪는 데서 시작돼 허무감과 우울감으로 이어졌다고 비대위는 밝혔다.

이번 조사에 응한 교수 중 89%가 현재 상황에 변화가 없다면 4주 이내에 신체·정신적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고 답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입원환자 관리 중심으로 전환해 특정 요일에 휴진하고 의료진에게 휴식을 줘야 그나마 비상진료를 이어갈 수 있다는 의견이 있으나 교수들은 진료에 더 큰 불편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입원실과 진료실을 지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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