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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월호 참사 10주기, 우리 사회 안전은

  • 승인 2024-04-14 14:50

신문게재 2024-04-15 19면

세월호 참사 이후 열 번째 봄을 맞았다. 꽃이 지천으로 핀 2014년 4월 16일 봄날, 우리 사회는 수학여행 길에 오른 안산 단원고 학생과 교사 등 304명을 속절없이 보내야 했다. 세월이 흘러도 4월이면 유가족과 생존자의 상처는 덧나고, 국민의 가슴은 무겁게 짓눌린다. 세월호 참사 이후 다시는 어처구니 없는 비극을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했지만 대형 사고 발생은 잇따르고, 국민의 안전은 여전히 위태롭다.

전국 곳곳에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12일 오후 대전청년회와 사회적참사대전기억단이 마련한 행사에는 세월호에서 마지막까지 구조활동에 혼신을 다한 김동수씨가 참석했다. 참사 이후 마라톤으로 학생들을 추모하며 극심한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있다고 한다. 김씨는 "세월호에는 생존자가 없다"며 살아서 나왔어도 생존자가 아니라 희생자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에도 안전에 대한 무감각과 위기 앞에 무능하고 무기력한 행정으로 비극은 반복되고 있다. 서울 한복판에서 15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는 무능한 재난 대응 으로 우리 사회가 여전히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음을 드러냈다. 지난해 미호강 제방이 터지며 오송 궁평2지하차도에 하천수가 유입돼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를 덮치며 14명의 사망자를 낸 사고나 38명의 사망자를 낸 2020년 경기 이천 물류창고 화재 등은 안전불감증이 초래한 참사였다.

비극적 참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예방책을 찾지 못하면 사고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해야 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10년 전 그때보다 얼마나 안전한지 묻는 일과 같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은 '국가·지방자치단체는 국민이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사회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함을 기본 이념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세월호 참사에도 비극적인 재난은 계속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국민이 정말 안전한지 살피고 또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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