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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노년기 챙겨야 할 치아질환과 관리법

이경은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치과 교수 도움말

임병안 기자

임병안 기자

  • 승인 2024-05-19 16:37

신문게재 2024-05-20 8면

이경은교수4
대전성모병원 치과 이경은 교수
바야흐로 100세 시대. 평균 수명이 늘어난 만큼 중요한 것이 노년기의 건강관리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치아관리인데 노년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여러 가지 요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특히 구강관리를 소홀히 해 치아 상실이 많을수록, 치아가 상실된 기간이 길수록 저작 장애로 인한 영양 불균형으로 인지장애 위험이나 치매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치주질환이 있는 경우 심혈관계 질환, 폐 질환, 당뇨 등 내분비 질환과 같은 여러 전신질환의 발병 위험이 더 높아진다.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치과 이경은 교수의 도움말로 노년기 대표적인 치아 질환과 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구강건조증

나이가 들면서 구강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질환은 침을 분비하는 타액선이 위축되고 구강이 건조해져 발생한다. 노화 자체가 타액선의 기능 저하를 초래하는 것은 아니지만 만성 질환이나 정신적 스트레스, 방사선요법 또는 항암화합요법으로 인해 침 분비가 감소할 수 있다. 또 전신질환이 증가하면서 늘어나는 약물 복용도 구강건조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침은 구강 점막에 수분을 공급해줄 뿐 아니라 치아 면에 이물질이 달라붙지 않도록 하고, 침 속의 면역 성분이 구강 내 세균을 억제하는 구강 건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침의 분비가 적어지면 입 안이 화끈거리고 음식을 씹고 삼킬 때마다 자극적인 통증, 혀의 감각이상 및 혀의 갈라짐이 생기기도 한다. 또 구취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의치 착용시 더 심한 통증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노인의 경우 구강이 건조하지 않도록 평소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은데 전신질환이 있는 경우 담당의사와 상의 후 섭취량을 조절한다.

양치질을 깨끗하게 해 입안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좋지만 구강청결제는 자주 사용하면 오히려 구강건조증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한 입안을 쉽게 건조하게 만들 수 있는 담배, 술, 차, 커피, 너무 맵거나 짠 자극적인 음식은 줄이는 게 도움이 된다.

▲치근우식증

치아 건강이 많이 약해져 있는 노인의 경우 구강건조증이 지속되면 구강 내 자정작용이 감소해 잇몸이 내려앉아서 뿌리가 드러난 자리에 치근우식증이 발생할 수 있다. 단단한 조직으로 돼 있는 치아의 씹는 면과는 달리 치근 부위는 무른 조직으로, 치근우식증의 경우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고 치료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치아 보존이 어려울 수 있어 평소 정기검진을 통해 충치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좋다.

노화로 인해 침의 분비가 적어지거나 당뇨 등의 전신질환이 있는 경우 구강건조증이 발생하면세균 번식이 활발해져 치태가 더 많이 빨리 쌓이고 치근우식이 호발할 수 있다.

예방하려면 치태를 꼼꼼하게 제거하기 위해 적당한 두께의 치간칫솔을 사용해 치아의 사이사이를 꼼꼼하게 닦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 옆으로 문지르듯 닦는 올바르지 못한 칫솔질이나 이갈이와 같은 악습관은 치경부의 마모를 유발해 치근 우식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개선해야 한다. 식습관 조절도 필요한데 딱딱하고 질긴 음식을 피하고, 치아 표면에 오래 붙어있을 수 있는 끈적거리는 음식이나 당류가 과도하게 포함된 음식은 섭취를 자제하고, 물을 수시로 마셔 입안이 건조하지 않도록 하고, 치태를 자연스럽게 제거할 수 있는 섬유소가 풍부하게 들어있는 채소를 충분하게 섭취해주는 것이 좋다.

▲치주병

대표적인 노인 구강질환인 치주병은 치아 주변의 잇몸과 뼈에 생기는 질환으로 2020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외래 다빈도 상병 통계' 중 1위를 차지했다. 노인의 경우 치아 사이의 잇몸이 내려가면서 공간이 생기는데 치주병이 있으면 더 빠른 속도로 치은 퇴축이 진행돼 음식물이 더 잘 끼게 된다. 치주병은 치아 주변에 자리 잡은 세균이 남은 음식물 찌꺼기와 결합해 치아 표면에 치태를 형성하고 치태가 점차 쌓이면서 단단한 치석으로 굳어져 염증을 발생시키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초기에는 잇몸이 붓고 피가 날 수 있고 점차 진행되면서 치아가 흔들리고 잇몸 전체가 약해지기 시작하면서 치아들의 균형이 빠르게 무너져 자연적으로 치아가 빠지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치아를 제대로 닦는 것이 중요한데 하루에 칫솔질을 몇 번 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잇몸에 붙은 치태를 제거하는 올바른 칫솔질을 하는 게 중요하다. 이 사이, 이와 잇몸 사이는 음식물이 자주 끼기 때문에 치실이나 치간 칫솔 등의 보조기구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치석이 생기면 칫솔질만으로 제거가 어렵기 때문에 연 1회 스케일링을 통해 치석을 올바르게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아프거나 불편할 때 치과를 방문했지만, 고령화 시대가 되면서 건강한 치아를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서는 큰 문제가 없더라도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인 구강검진을 받아 치아 상태를 점검하고, 예방과 조기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이경은 교수는 "영구치는 한번 손상되면 회복할 수 없기 때문에 양치질과 같이 매일 하는 구강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며 "칫솔 외에 치실과 치간칫솔 등의 보조용품의 사용, 주기적인 잇몸 마사지 등 적극적인 구강 위생관리가 필수"라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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