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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 입찰 마무리 3주 지났는데도 적막한 대전 중앙로 지하상가

'퐁당 퐁당'으로 상가 문 닫는 풍경 연출
입찰 재정착률 60% 그쳐 분위기 '적막감'
주차장 문제 등 고객들 떠날까 노심초사
운영위 "정상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조훈희 기자

조훈희 기자

  • 승인 2024-07-09 16:09
  • 수정 2024-07-09 17:23

신문게재 2024-07-10 5면

사람 없는 지하상가
9일 오후 1시 30분 대전 중앙로 지하상가에 4~5개 상점가 문이 굳게 닫혀있다. 사진=조훈희 기자
9일 오후 1시 30분 대전 중앙로 지하상가. 대전 중앙로 지하상가 입찰이 마무리된 지 약 3주가 지났는데도 밝은 조명 밑 상가엔 적막함이 감돌았다. 불 켜진 상가 옆엔 '퐁당퐁당' 문을 닫았고, 일부 상점가엔 4~5개의 상점 전체가 셔터를 내려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중앙로 지하상가 입찰에선 상인들의 재정착률이 60%에 그쳤다. 즉 40%가 새로 유입되고, 점포 이동 등을 준비하면서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낙찰을 받고 공사 중인 곳도 눈에 띄었다. 상점가 특유의 시민 웃음소리, 걸음걸이 소리보단 드릴 소리가 더 크게 들릴 정도였다. 공사 중인 상점 옆 한 가게엔 박스로 짐을 포장한 채로 셔터가 내려가 있었고, 그 옆엔 물건이 그대로 전시된 채 문을 닫고 있었다. 한 상가는 문을 열었지만, 외벽에 옷만 걸어둔 채 상인도 자리를 비운 풍경도 연출됐다.

한산한 지하상가
9일 오후 1시 30분 한산한 대전 중앙로 지하상가. 사진= 조훈희 기자
조용한 분위기도 이어졌다. 유동 인구가 상당했지만, 점포엔 고객이 없었기 때문이다. 악세서리를 파는 한 상인은 "장마와 방학이 겹친 7월에는 보통 평일에도 유동 인구와 고객들로 사람이 몰렸는데, 요즘은 그런 분위기도 아니다"라며 "불 꺼진 상가도 많아 시너지도 줄어든 느낌이고 문 닫은 곳이 많다 보니 고객들도 잘 찾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낙찰을 받지 못한 상인이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이날 짐을 정리하던 한 상인은 "코로나19 때 몇 년 적자였어도 끝까지 끈을 놓지 않고 겨우 극복했더니 이렇게 몰아내니 대책도 없는 상황"이라며 "어쩔 수 없이 쫓겨나게 돼 너무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짐 내놓은 지하상가
대전 중앙로 지하상가 현수막 옆으로 폐업한 상점에서 짐을 내놓은 모습. 사진=조훈희 기자
상인들은 입찰가가 높아진 데에 대한 우려도 내놨다. 입찰가가 높아진 곳은 임대료가 올라가고, 이는 결국 고객에 대한 제품 가격이 올라가 상가를 찾는 고객이 줄어들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뿐 아니라 주차장의 경우도 수익으로 인근 지역 주차 지원 사업도 펼쳤는데, 이마저도 뺏기게 되면 고객이 방문하기 더 어려운 곳이 될 것이라며 노심초사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앙로 지하상가 운영위원회에선 정상화를 위한 준비 작업에 나서고 있다. 대전시와 대화를 통해 주차장 문제를 해소하는 것은 물론, 상점가 내에서도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진호 중앙로 지하상가 운영위원회장은 "현재 분위기가 침체돼 있는 것은 사실인데, 정상화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며 "상인들의 불만이나 우려되는 목소리를 모아 시와 소통을 통해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훈희 기자 chh7955@

퐁당 퐁당 지하상가
폐업 후 짐을 뺀 상점가 모습. 사진=조훈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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