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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특보] 비닐하우스, 건설현장도…비 피해에 폭염까지 '이중고'

25일 폭염경보 내려진 대전…뜨거운 날씨에 세동 수해 복구 진땀
공사 현장 노동자들 시원한 물, 식염 포도당 섭취하며 더위 버텨

정바름 기자

정바름 기자

  • 승인 2024-07-25 17:41
  • 수정 2024-07-25 17:51

신문게재 2024-07-26 6면

세동
25일 대전 유성구 세동 김정순 씨가 침수 피해를 겪은 비닐하우스에서 상추를 살피는 와중에 연신 땀을 흘리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체감기온 35도를 웃돈 25일 낮 12시께 대전 유성구 세동의 한 농경지. 지난 폭우 때 침수피해를 복구하느라 농민들이 땡볕 아래서 몸을 부렸다. 인근 도로확장 공사 탓에 우수관로가 막히며 빗물이 상추밭으로 쏟아졌고 무릎 높이까지 잠기는 피해를 봤다. 김권태(71)·김정순(67) 씨 부부의 상추 비닐하우스 3동도 침수피해를 겪었다. 다시 상추씨를 심을 수 있도록 폭염에도 불구하고 비닐하우스 정비에 여념이 없었다.

최고체감온도 33도 이상 치솟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이날 대전지역에는 폭염경보가 발효됐다. 기온 34도까지 치솟은 이날 김 씨가 작업 중인 비닐하우스 안은 숨이 제대로 안 쉬어질 정도로 무더웠고, 셔츠가 다 젖은 상태로 연신 이마에 땀을 닦아냈다.

김권태 씨는 "한창 수확 중이던 상추 하우스에 빗물이 들어찼고 대부분 폐기하고 다시 심어야 할 것 같다"며 "며칠 전에는 폭우가 쏟아지더니 다시 폭염이 닥쳐와 농사짓기 무척 힘든 시간이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공사 현장
25일 서구 용문동의 한 통신관로 매설 공사 현장. 폭염경보가 내려진 이날 현장근로자들이 작업 중인 모습 (사진=정바름 기자)
앞서 같은 날 오전 11시께 서구 용문동의 한 공사현장. 포크레인으로 땅을 깊숙이 파내고 전기·통신관로를 매설하는 몇몇 인부들은 연신 "덥다"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뜨거운 뙤약볕에도 이 일대 신축 아파트 준공이 얼마 남지 않은 탓인지 현장은 바쁘게 돌아갔다. 오전 8시부터 나와 작업을 하기 시작한 10여 명의 현장 노동자들의 뺨은 어느새 빨개지고, 안전모 사이로 이마에서는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작업자들이 잠시나마 뙤약볕을 피할 수 있도록 공사장 한 켠에는 천막이 마련돼 있었다. 무더운 날씨에 몇몇 인부들이 의자에 앉아 찬물을 들이키며 더위를 참아냈다. 식염 포도당을 집어 드는 작업자도 보였다. 소금과 포도당, 수분을 섭취하게 해 탈수를 막는 약이다. 이날 노동자들의 작업시간은 오후 5~6시까지 예정돼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노동자는 "이렇게 땀을 많이 흘리며 작업하는 날에는 식염 포도당을 하루 3번 정도 섭취한다"며 "기온이 40도가 넘었을 때도 일을 했는데, 이 정도는 참을 만하다. 뭐 어쩌겠느냐. 먹고 살려면 더워도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올해 이른 더위에 5월 20일부터 7월 22일까지 온열질환자는 대전 14명, 충남 35명, 충북 34명, 세종 6명 등 89명이 발생했다.

현재 대전 외에도 세종과 충남 아산, 공주, 청양, 부여, 논산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기상청은 당분간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으니,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영유아, 노약자, 만성질환자 등은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며 "야외작업장은 시원하고 깨끗한 물 제공하고, 가장 무더운 시간인 오후 2~5시에 옥외작업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임병안·정바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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