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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충주 응급실 진료축소 장기화 우려…일반 병·의원들 '전전긍긍'

3일 새벽 세종충남대병원 응급실 발길 뚝 끊겨
인근 종합병원 응급실 북적이며 환자 몰려
응급실 뒷받침 없어 일반 진료도 축소 우려

임병안 기자

임병안 기자

  • 승인 2024-09-03 17:54

신문게재 2024-09-0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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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성인 응급진료를 중단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세종충남대병원 응급실에 3일 새벽 2시간 가까이 방문환자가 없었다.  사진=임병안 기자
충청권 종합병원 응급실 두 곳에서 평일 야간 진료 축소 사태가 발생했지만, 정부 군의관 파견 외에 지자체 차원의 응급실 정상화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응급실 진료 축소가 장기화할 경우 주변의 일반 병·의원이 담당하는 시술과 출산·소아입원 등의 진료에서도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목소리다.

3일 오전 5시 30분께 도착한 세종충남대병원 응급의료센터는 기자가 머문 오전 7시까지 방문하는 환자 한 명 없이 적막했다. 평소처럼 응급실 문 앞에 구급차를 대고 119구급대원들이 환자를 급하게 응급실 안으로 옮기는 모습도 보이지 않고, 지인의 부축을 받으며 응급실 벨을 누르는 환자의 다급한 발걸음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없는 평온한 아침을 기대했지만, 30분 뒤 도착한 유성선병원 응급실을 보면서 예상은 빗나갔음을 알 수 있었다. 복통을 호소하는 성인 환자를 비롯해 연로한 부친을 승용차에 태워 직접 응급실을 찾아온 보호자까지 기자가 머무는 30분 동안 응급환자 4명이 응급의료센터를 찾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세종충남대병원 응급실 야간 성인진료 중단에 맞춰 소방본부는 응급환자를 인근 다른 응급실로 이송하고, 환자 문의 전화에도 진료 축소를 적극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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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충남대병원 응급실 입구에 평일 야간 진료축소를 안내하고 있다.
특히, 세종과 충주에서 주요 응급실에 진료축소가 장기화할 경우 일반 병·의원이 시술을 늦추거나 입원환자 규모를 축소하는 파급 악영향도 예상된다. 출산부터 소아 입원, 관절시술 등에서 환자 상태가 악화할 때 가까운 응급실에 이송하는 의료전달체계가 유지될 때 가능한데, 세종과 충주에서는 평일과 주말 야간에 응급실 이송에 어려움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역에서 산부인과를 운영하는 한 전문의는 "수술을 할 때 언제든 응급실로 이송할 수 있다는 신뢰가 있어야 환자를 받을 수 있는데 뒷받침할 응급 필수의료가 흔들리고 있다"라며 "소아응급 진료체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한 것도 산부인과뿐만 아니라 소아입원에서도 야간 위급 상황은 종합병원 응급실에 의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충남대병원은 지난 1일 자로 4명의 전문의가 추가 사직하면서 현재 남은 인력은 7명뿐으로 정원 15명에 크게 못 미치고, 건국대학교 충주병원 응급실 역시 응급의학과 전문의 7명 중 5명이 사직한 상태다.

보건복지부는 4일부터 세종충남대병원에 군의관을 추가로 배치하고 건국대 충주병원 운영 제한에 대비해 충북대병원에 군의관을, 충주의료원에 공중보건의사를 배치해 진료 차질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아주대병원 응급실 진료축소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경기도는 병원에 인건비 10억 원을 지원하는 긴급처방을 내렸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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