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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단말기 대신 수기로 주차시간 측정… 계산 꼼수로 과징금 민원 빗발쳐

1급지 번화가 노상 공영주차장에서 소액 과징금
고액의 단말기 대신 수기로 측정해 계산 꼼수 빈번
"관련 민원 수년째 지속돼 지자체의 현장 점검 필요"

최화진 기자

최화진 기자

  • 승인 2024-10-09 17:00

신문게재 2024-10-1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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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둔산동 일대 노상 공영주차장에서 수기 주차시간 측정으로 인한 소액 요금 과징수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1. 대전 시민 A 씨는 서구 둔산동에서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인근 노상 공영주차장에 주차했다. 주차요원은 A 씨에게 6시부터 선지급제임을 설명하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물었고, A 씨는 "친구와 저녁 식사를 하러 와서 1시간가량 걸릴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주차요원은 "2명이 식사를 하면 2시간은 걸릴 테니 3000원을 내라"며 임의로 요금을 징수했다. 하지만 A씨가 식사를 하고 출차 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가량이었고, 결국 1000원을 더 낸 셈이 된 것이다.

#2. 대전 서구에 거주하는 B 씨는 둔산동에 설치된 노상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20분가량 일을 마치고 돌아왔다. 공영주차장 요금에 따르면 B씨가 내야 하는 금액은 700원이지만 주차요원이 요구한 금액은 300원 많은 1000원이었다. B 씨는 주차요원에 정확한 주차요금을 언급하며 항의했지만, 주차요원은 주인을 확인할 수 없는 수기 주차표를 내밀며 "30분 주차했으니 1000원이 맞다"고 했다. 이에 B 씨는 "소액이라 넘어갈 수 있지만, 주차할 때마다 매번 조금씩 더 받으니 불쾌하다"며 불만을 표했다.

대전 노상 공영주차장의 주차요금 소액 과징금은 주차요원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전시와 5개 구청 주차 조례에 공영주차장 주차요금과 요금징수 방법이 명시돼 있지만, 일부 조항은 수탁 운영단체의 자율에 맡긴다는 면제 조항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대전에서 유료로 운영되는 노상 공영주차장은 42곳(3734면)이고, 서구 내 10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수탁단체가 운영 중이다.

조례상 공영주차장은 1급지 기준 최초 10분 400원, 이후 2시간까지 초과 10분마다 300원이 부과되며 2시간을 초과해 주차할 경우 10분마다 600원이 징수된다. 주차요금 징수 방법은 주차시간 측정 단말기를 이용해 이용자에게 지급하거나 수기로 작성해 차창에 꽂아둬야 한다.

문제는 수탁 단체에서 고액의 단말기를 마련하기보다 수기로 주차시간을 측정하며 실제 주차요금보다 소액을 더 받는 계산 꼼수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서구청에 따르면, 서구 일대 노상 공영주차장 소액 과징금 문제로 지속적인 민원이 발생하고 있지만 대부분 정확하게 계산된 주차시간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해 주차요원 교육으로 일단락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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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 만년동 서구보건소 인근 노상 공영주차장이 무인정산시스템으로 운영중이다.
이에 서구청은 2020년 서구 탄방동과 만년동 일대 노상 공영주차장 30면에 무인정산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주차면에 설치된 차량번호 인식기가 주차시간을 자동으로 측정해 요금을 정확하게 책정하는 장점이 있어 현재까지도 원활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초기비용 1억4000만 원이라는 거액으로 인해 확대 운영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위탁과 직영 노상 공영주차장의 운영 방식을 통일해 명확한 기준으로 주차요금을 부과하고, 운영 점검을 통해 이를 잘 시행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구청 관계자는 "가능하면 주차시간 측정 단말기를 이용해 주차시간을 명확히 측정하도록 장려하고 있지만, 단말기가 비싸서 지자체 측에서 강요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했다.

홍성영 서구의원은 "관련 민원이 수년째 계속되는 상황이라 운영관리 주체와 무관하게 구청 측에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이용자가 많은 노상 공영주차장부터 현장점검을 실시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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