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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10곳 중 7곳 "내년 투자계획 없거나 미정"

내년 투자계획 미수립 6.9%p, 계획없음 6.1%p 증가
투자계획 세운 기업도 작년보다 투자규모 축소 많아
내수시장 위축 및 글로벌 경기둔화 등 부정적 전망탓

김흥수 기자

김흥수 기자

  • 승인 2024-12-03 16:06
대기업 10곳 중 7곳이 내년 투자 계획이 없거나 아직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시장 위축 및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대내외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투자 계획을 수립한 기업들도 투자를 줄이겠다는 응답이 많아 내년 국내 투자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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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제공
한국경제인협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기업 투자계획 조사' 결과, '내년도 투자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했다'는 기업이 56.6%, '투자계획이 없다'는 기업은 11.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조사와 비교해 각각 6.9%p, 6.1%p 증가한 수치다.

반면, 투자 계획을 수립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32.0%로, 지난해보다 13%p 감소했다. 이들 기업은 투자 규모에 대한 질문에 대해 절반 이상인 59.0%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답했으며, '올해보다 감소할 것' 28.2%, '증가할 것' 12.8%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조사에서 '투자 확대'(28.8%)가 '투자 축소'(10.2%)보다 많았는데, 1년 만에 역전된 양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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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제공
이와 함께 내년 자사의 설비투자가 '기존 설비를 유지·개보수하는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한 기업이 77.8%였으며, '적극적으로 설비를 늘리겠다'는 기업은 18.9%, '구조조정에 중점을 두겠다'는 기업은 3.3%에 그쳤다.

이에 대해 한경협은 "양적인 측면에서 내년도 투자를 늘리지 않겠다는 기업이 87.2%로 대부분이었고, 질적인 측면에서도 소극적인 유지·보수를 택한 기업이 77.8%로 다수였다"며 내년도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 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거나 안 한 기업(68.0%)들은 그 이유에 대해 '국내외 경제전망 부정적' 33.3%, '국내 투자환경 악화' 20.0%, '내수시장 위축 전망' 16.0% 등을 전망했다.

내년 기업 투자에 큰 영향을 미칠 주요 리스크로는 '글로벌 경기 둔화'를 42.9%가 선택했으며, '고환율 및 물가상승 압력' 23.0%, '보호무역주의 확산 및 공급망 교란 심화' 13.7% 순이었다.

또 국내 투자를 저해하는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는 '설비·R&D투자에 대한 세금·보조금 등 지원 부족' 37.4%, 'ESG 관련 규제' 21.3%, '설비투자 신·증축 관련 규제' 15.0% 등을 꼽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과거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기업 투자가 위기 극복의 열쇠가 돼왔는데, 최근 기업들은 투자 확대의 동력을 좀처럼 얻지 못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투자계획을 조속히 수립할 수 있도록 경영 불확실성을 크게 가중시키는 상법 개정 논의를 지양하고, 금융·세제지원 등 과감한 인센티브로 적극적인 투자를 유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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