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철호 목원대 산학협력단장 |
지·산·학 협력은 단순히 지역 경제 활성화를 넘어 지속 가능한 도시 발전을 이루기 위한 핵심 요소로 인식된다. 특히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핵심 주체 중 대학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인적·물적 자원의 집약체로서 협력의 당사자를 연결하고 소통의 장이 되는 중심 허브 역할을 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대학은 지자체와 기업, 그리고 연구기관이 한자리에 모여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공동의 발전 방향을 찾을 수 있는 개방형 혁신의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근 대학가는 대학, 산업, 지역사회 간의 협력 생태계 강화를 통해 지역혁신을 달성하고자 하는 취지의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에 높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ISE는 '지역이 키우는 대학', '대학이 살리는 지역'을 목표로 대학이 지역사회 혁신의 중심 역할을 하도록 지원하는 국가적 프로젝트이다. 지역 특성에 맞춤화된 대학지원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공모·선정을 통해 올해 초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따라서 지자체는 RISE 계획을 기반으로 대학과 산업 간의 연결을 강화하고, 지역 내 혁신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지역과 대학이 당면한 위험 요소를 동시에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동안 대학을 지원하는 권한과 책임은 전적으로 중앙정부가 가지고 있었다. RISE는 근본적으로 중앙정부의 대학 지원 기능을 지자체로 대폭 위임 또는 이양하는 것을 지향하므로, 지자체 입장에서는 새로운 정책의 도입과 실행에 있어 시행착오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 언제나 그러하듯 새로운 시도에 있어 위험과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충분히 준비하고, 또 추진과정에 시행착오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의미에서 RISE의 이해관계자인 지자체와 지역사회, 산업계, 그리고 대학 간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은 가장 선결되어야 할 필수요건이라 할 수 있다.
필자가 소속된 대학에서는 얼마 전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혁신 주체가 참석한 가운데 지·산·학 협력 성과 공유 및 RISE 활성화를 목적으로 '지·산·학 협력 성과확산 FESTA'를 개최한 바 있다. 행사의 주요 프로그램으로 RISE 본격 시행에 따른 대응방안을 주제로 지자체, 대학, 기업, 언론 등 지역사회 주요 주체들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회도 열었다. 이를 통해 대학이 지자체와 혁신기관, 그리고 기업과 서로 소통하고, 성과를 공유·확산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하며, 대학을 중심으로 한 지·산·학 협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장이 됐다고 생각한다. 지·산·학 협력의 실질적인 성과 창출을 위해서는 우선 지역 내 주요 주체가 서로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기회가 자주 마련돼야 하며, 그 역할을 대학이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전은 국내 최고의 과학기술 및 혁신 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이를 지역 발전으로 연결하는 데 한계를 보여왔다. 이제는 대학과 지역사회 간의 협력 모델을 고도화하고, 지역의 전략 및 특화산업과 연계된 지속 가능한 발전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RISE를 통해 지·산·학 주체 간 소통과 협력을 활성화함으로써 단순한 과학기술 도시를 넘어 지속 가능한 혁신이 창출되고 사람이 성장하고 머무는 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학을 중심으로 지자체와 지역사회, 기업 모두가 한마음으로 혁신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야 할 때이다. 대전의 지속 가능한 미래는 지역혁신 주체 간 소통과 이해에 기반한 지·산·학 협력에 달려 있다. /정철호 목원대 산학협력단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