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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월인데… 봄 기지개 못켜는 대전 중고차시장

경기침체로 신차 구매 꺼려… 기존차량 고쳐타기 증가
해외수출 바이어는 활황… 내수시장 활성화 대책 필요

김흥수 기자

김흥수 기자

  • 승인 2025-03-16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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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봄철이 되면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중고차 판매량이 급증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지역 중고차 업계에는 경기침체에 따른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대전 월평자동차전시장 내 판매 차량 주차장이 텅 비어있다. /김흥수 기자
경기침체 장기화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대전 지역의 중고차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일반적으로 3월 봄철이 되면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중고차 판매량이 급증하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16일 대전지역 중고차 업계에 따르면 대전 월평자동차전시장의 주차장에는 판매 중인 중고차가 절반만 차 있었으며, 일부 매매업체는 문을 닫기도 했다. 소비자들이 신차 구매를 꺼리고 기존 차량을 수리해 타는 경향이 늘면서 딜러들도 중고차 매물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고차를 구입을 포기한 김 모씨는 "신차를 구입하려고 했지만 지갑 사정이 넉넉하지 못해 중고차로 눈길을 돌렸는데, 내 마음에 쏙 드는 차량도 없고 생각보다 비싸서 포기했다"면서 "요즘 물가가 오른 것도 체감되고 경기 흐름도 좋지 않아 고쳐 타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정태종 대전자동차매매조합장은 "코로나19 이후 최근 3년간 현대차그룹이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생산에 집중하면서 경매장에 나오는 물량의 대부분"이라면서 "경차와 같은 저렴한 차량을 찾는 소비자들의 수요와 맞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중고차 수출업계의 활황도 내수시장을 얼어붙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최근 SNS의 발달로 중고차 해외 수출 바이어와 현지 구매자가 일대일 판매방식으로 유통구조가 변화하면서 해외 판매량이 늘고 있다.

문제는 해외 소비자와 국내 소비자간 선호하는 차량 매물대가 겹친다는 것. 이 때문에 차량을 매입하기가 어렵다는 게 중고차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유성구 디오토몰 매매상사 한 대표는 "해외 중고차 수출이 값싸고 연식이 오래된 차량을 선호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우리나라처럼 2020년 이후 생산된 연식의 차량이 인기"라면서 "경매시장에서 수출업자와의 경쟁 때문에 내수시장에 판매할 차량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구 월평자동차전시장 매매업체 대표도 "지역 딜러들이 차량 매입을 못 하면서 좋은 차량을 가져다 놓지 못한다는 게 문제"라면서 "여기에 정부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로 대출한도 문턱이 높아져 차량을 구입하려 왔다가 돌아가는 고객도 많아 영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고차 업계는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해외수출 바이어도 허가등록제를 도입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태종 조합장은 "지역에서 중고차를 판매하려면 일정한 전시공간이 필요하듯이 해외 중고차 수출업자에게도 지자체의 허가를 받는 등록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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