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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기 대선에 줄 잇는 현직 단체장 출마

  • 승인 2025-04-08 17:54

신문게재 2025-04-09 19면

정부가 조기 대선 날짜를 6월 3일로 확정하면서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하고 있다. 50여 일 남은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당내 경선 등 '시간과의 싸움'에 돌입했다. 주목할 것은 어느 때보다 현직 광역단체장의 도전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이재명 대표의 독주 체제에 맞서 김동연 경기지사가 일찌감치 대선 행보에 나섰고, 상대적으로 현직 단체장이 많은 국민의힘은 홍준표 대구시장 등 4~5명이 대선 채비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당적의 단체장 다수가 대선 도전에 나서는 것은 당내에 확고한 우위를 점한 후보가 없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비상계엄 직후인 지난해 말 "장이 섰는데 장똘뱅이가 장에 안 갈 수 있느냐"고 말한 홍준표 시장은 이번 주 시장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치고 대선전에 뛰어든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 이철우 경북지사도 이번 주 대선 출마 선언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국민의힘 소속인 충청권 광역단체장 운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보수진영 잠룡인 김태흠 충남지사는 짧은 경선 기간과 경선 룰 대응 등 전략적인 고민을 피력하면서도 등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 역시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충분히 고민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선 후보 등록은 5월 10∼11일 이틀간 실시하고, 후보자로 등록하는 단체장 등 공무원은 5월 4일까지 사직해야 한다.

대선이라는 큰 장에 정치인인 현직 단체장이 도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단체장의 출마가 '정치 체급'을 올리기 위한 방편이 돼선 곤란하다. 한국이 처한 대내외 위기를 극복할 혜안과 진영에 따라 분열된 사회공동체를 통합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담대한 비전이 있어야 한다. 채 두 달도 남지 않은 대선은 혼란을 딛고, 미래 희망을 말할 수 있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대선에 출마하는 단체장들의 어깨에 놓인 시대의 요구는 무겁고 엄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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