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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도저 다녀간 유등천에 녹조류 크게 번식…지역 환경단체 "준설의 영향"

유등천 수침교와 용문교 1.3㎞ 구간

임병안 기자

임병안 기자

  • 승인 2025-06-1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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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등천 수침교 구간에 녹조가 크게 번식해 하천이 녹색으로 물들었다. 이곳은 올 초 하천바닥 준설과 불도저 평탄화가 이뤄진 곳이다.  (사진=임병안 기자)
대전 유등천에서 부착조류인 녹조류가 최근 며칠간 크게 번식하면서 지역 환경단체들이 그동안 진행된 대규모 하천 준설 공사의 영향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대전충남녹색연합과 대전환경운동연합은 11일 논평을 통해 "이번 녹조류 대량 번식은 대전의 주요 하천이 이미 정체되고 오염되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이번 현상은 대규모 준설 이후 나타났다는 점에서, 단순한 일시적 변화를 넘어 생태계 붕괴의 단초로 볼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준설에서 하천의 바닥을 긁어냈으나 동시에 하천의 자정능력을 저하시켰다는 것. 또 인위적 준설로 하천에서 물이 흐르는 구조가 파괴되고 유속이 줄어들면서 녹조류 폭증의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대표적으로 중구 수침교와 용문교 사이 유등천 1.3㎞ 구간에 녹조류가 크게 번식해 하천이 녹색으로 보일 정도로 혼탁한 실정이다. 이곳은 올 초 굴삭기를 동원한 하천 준설과 함께 토목 공사에 사용되는 불도저를 가져다 하천 바닥의 흙을 밀어 평탄화했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지금 대전 하천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현상은 생태계의 구조를 고려하지 않은 무계획적이고 성급한 준설의 결과"라며 "수질 악화, 생물 다양성 붕괴, 시민 생활 불편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라고 지적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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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등천에서 크게 번식한 녹조류가 하천을 뒤덮고 있다. 지역 환경단체는 준설과 평탄화로 정화기능이 떨어진 탓으로 보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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