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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피해는 가까스로 피했지만… 배수펌프·모래주머니 시민들 총동원

서구 정림동 저지대 펌프 3대 임시 배치
도안동 갑천변은 어깨높이 모래장벽 쌓아

임병안 기자

임병안 기자

  • 승인 2025-06-22 17:56

신문게재 2025-06-2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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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1일 오전 지난해 침수를 경험한 대전 서구 정림동과 기성동에 배수펌프와 모대포대가 쌓이고 재해위험개선사업은 장맛비에 공사가 중단됐다. (사진=임병안 기자)
"대책 있습니까, 올해는 비구름이 잠잠히 지나가 주기를 바라는 수밖에…."

지난 21일 오전 9시 굵은 빗발이 떨어지는 와중에 대전 서구 정림동의 한 아파트 단지 주민이 우산을 받쳐 들고 양수기를 바라보며 한숨을 지었다. 비가 내리는 중에 사다리차를 대어 2층에서 짐을 빼는 이사가 진행 중이었다. 이곳은 여름철 수해가 반복되는 곳으로 지난해 시작한 재해위험개선사업은 아직 완료되지 않았고, 임시방편으로 물을 품어내는 배수펌프 3대를 설치했으나, 주민들의 불안을 씻어낼 수는 없어 보였다. 이곳 옆으로 지나는 우수관로를 확대하는 정비사업도 채 마치기 전에 우기를 맞아 사람들의 접근만 가까스로 막을 정도로 임시조치만 이뤄진 채 현장 근로자는 보이지 않았다.



빗물이 하천으로 빠지지 않아 지난해 침수를 경험한 이곳 주변의 시장 골목도 이곳저곳에서 모래주머니가 쌓여 있는 등 주민들은 비 피해를 막아보려 자구책을 찾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에는 임시 물막이 벽을 세워, 빗물이 들어찼을 때 유입을 차단하는 시설을 한 곳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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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 갑천에 위치한 옛 가수원교는 높이가 하천의 계획홍수위보다 낮아 하천 흐름을 방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임병안 기자)
중구 용문동 역시 전날부터 내리는 장맛비에 주말 아침을 맞아 골목은 오가는 주민들 없이 차분했으나, 이곳저곳에서 침수를 걱정한 흔적이 역력했다. 입구에 벽돌을 쌓고 비닐로 포대로 덮어 빗물 유입을 막으려 단단히 대비한 모습이 관찰됐다. 장마철이 되면 침수를 걱정하는 것은 오래된 주택가만의 일은 아니었다. 서구 도안동의 호수공원 주변에서는 갑천 제방에 어른 어깨높이의 모래포대로 장벽이 쌓였다. 이곳은 도안에서 가장 저지대이면서 오랫동안 농경지로 쓰여 장마철이면 빗물이 모이던 곳이다. 지난해에는 신규 아파트단지의 주차장이 폭우에 침수됐는데 제방 위에 쌓은 조경용 둔덕 사이의 보행자 통로로 강물이 유입된 게 주요 원인이었다. 올해는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 보행자 통로에 모래포대를 높게 쌓았고, 9월까지 가물막이를 설치한 채 유지할 예정이다.

이어 찾은 옛 가수원교는 현재는 차량이 통행하지 않는 보행 목적으로만 사용 중이지만, 계획홍수위보다 다리 높이가 낮아 갑천의 물이 불어났을 때 하천 흐름을 방해하는 대표적 시설로 지적된다. 금강유역환경청은 해당 교량이 쓰임을 다했고, 하천설계기준에 미달해 철거가 요구된다고 밝혔지만, 철거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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