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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범 4년 차 세종신용보증재단이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 해결사'를 자처하고 있다. 제3대 임기를 맞은 김효명 이사장이 12일 재단 로고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이은지 기자 |
-세종신용보증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지 2년이 지났다. 지난달 다시 연임 소식을 전했는데, 소회를 밝혀달라.
▲세종신용보증재단이 출범한 지 만 4년, 실질적 보증 공급업무를 시작한 지 3년 반이 됐다. 지난 1대 이사장님이 신설 조직을 이끌며 안정화 단계에 이르렀지만, 실제 일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엔 인력 부족 현상이 눈에 보일 정도로 아쉬운 면도 적지 않았다.
지역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원활한 금융 지원을 위해 첫 해에는 1억 2000만 원 규모의 보증 공급을 했는데, 이 공급량은 세종시 인구가 40만 명 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제주, 울산 등 기타 경쟁 도시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액수다. 취임 후 조직을 안정시키기 위해 인력 보강과 보증 공급을 충분히 늘리는 것이 제일 시급한 과제로 생각하고 주력해왔다.
-재단이 역점 추진한 사업과 성과에 대해 말해달라.
▲세종시 사업체들이 정책금융에 대한 만성적인 수요 초과 현실을 마주하며, 보증 공급 확대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그 결과 공급액은 2023년 1297억 원에서 2024년 2136억 원으로 65%나 증가했다. 또한 작년초 인력 4명이 충원된 것도 고무적이다. 재단은 적시 보증 공급을 위한 시스템 개선을 통해 세종시 이차보전자금의 병목 현상을 해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아울러 올해엔 비금융 지원도 제공하고 있다. 비금융 지원은 보증부 대출 외에 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예를 들면 업체를 지원하기 위해선 교육 및 컨설팅과 세무, 노무, 법률 상담과 서비스업의 경우 SNS 홍보까지 필요하다. 그래서 올해 2월 '소상공인 종합지원센터'를 오픈하게 됐다. 금융지원뿐 아니라 창업 준비단계부터 성장과 폐업, 재기 지원에 이르는 원스톱 지원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으로 운영 결과 점검을 통해 기능 확대를 검토할 방침으로, 지난 1년간의 성과에 대해선 만족한다. 센터에선 전문 컨설턴트가 직접 가게를 찾아가 맞춤형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SNS에 게시물을 올리고, 포털 상위 검색 노하우를 지도하는 등 실습형 교육으로 진행된다. 당초 200명을 교육 인원 목표로 삼았지만 263명이 수강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이 외에도 골목형상점가 육성 지원, 소상공인 고용보험료 지원, 세종 뿌리깊은 가게 선정·지원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별히 보람을 느꼈던 사례가 있나.
지난해 세종시 '뿌리깊은 가게'로 선정된 유명한 칼국숫집에 컨설팅을 지원했었다. 소상공인 종합지원센터에서 SNS 홍보 교육을 들은 사업주의 1대 1 컨설팅 요청으로 지원하게 된 것이다. 센터의 맞춤형 지원 이후 매출이 100% 증가한 것으로 전해져 보람이 크다. 온라인 시대에 서비스업은 SNS를 활용한 마케팅이 뒤따르지 않으면 성과를 거두기 쉽지 않다.
-보증서 신청 후 발급까지 너무 오래 걸린다는 지적이 있었다. 보증 심사 과정의 디지털화 등 시스템 개선 현황과 이에 따른 효과는.
▲보증신청 과정부터 보증서 발급되는 과정 전면을 디지털화해 심사 인력을 최소화하고 고객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했다. 우선 내방 고객이 작성해야 하는 모든 서류를 종이가 아닌 디지털패드를 활용한 전자서식으로 받아 체류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었다. 재단이나 은행 방문 없이도 쉽게 어플이나 PC로 접속해 보증을 신청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했기 때문에 비대면 신청 비율이 70%에 달하고 있다. 보증심사 과정에서도 종이 출력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공공마이데이터를 활용해 행정 서류를 고객 동의하에 자동 출력함으로써 적은 인력으로도 심사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이러한 노력으로 현재는 보증신청 4주 이내 보증서 발급이 완료되고 있으며, 심사자 배정 후에는 평균 2.7일, 3일 이내에 처리되고 있다. 다른 지역의 경우 2개월이나 그 이상 걸리기도 해 속도에서는 전국 최상위 수준이다.
-세종 지역 소상공인·중소기업의 경영환경과 리스크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2025년 공개된 기업생멸행정통계에 따르면 세종시는 창업률 1위, 폐업률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창업이 활발한만큼 폐업률도 높은 독특한 구조로, 기업들에겐 기회의 땅이기도 하지만 무덤이기도 하다. 신도시임에도 불구 인구 유입이 정체되고 있어 경영환경도 어렵다. 창업한 소상공인들의 잘 정착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도록 손길이 더욱 필요한 곳이다. 타 지역에 비해서 더욱 섬세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세종시는 신도시 중심으로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데, 이러한 지역산업 구조에 맞춰 재단이 준비 중인 맞춤형 프로그램이 있나.
▲중소기업 중에서도 소기업, 소기업에도 미치지 못하는 소상공인 위주의 보증 공급을 주로 하고 있다. 법인 소기업에 대한 '생산적 금융' 지원을 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단순히 포용적 차원에서 어려우신 분들에게 긴급 안정자금을 융통해드리는 것 외에 미래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들에 자금 조달을 도와주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년엔 스타트업 보증 한도를 30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연간 5건 지원에 그쳤던 현실을 반영해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협업, 보육 인큐베이팅으로 키우는 기업에 적극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겠다. 최근 고려대 산학협력단과 유망 스타트업 지원 내용의 업무협약도 맺은 바 있다.
사실 재단은 법인 기업의 '폐업 리스크' 때문에 보증을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우리는 더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다. 스타트업이 실패하더라도 다음에는 어떤 형태로든 성공하는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재단에 금전적 손실이 따르더라도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리스크 테이킹을 하면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게 우리 역할 중 하나다.
-현재 금리 상승과 경기 둔화로 어려움이 큰데, 자금 접근성이 낮은 영세 소상공인이나 특정 계층을 위한 지원 상품이 있나.
▲10월부터 영세 소상공인을 위한 초저금리 상품을 만들었다. 바로 포용적 금융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스타트업에 자금 지원을 하는 '생산적 금융'에서 나아가 '포용적 금융' 또한 균형 있게 추구해야 될 재단의 가치다.
세종시 신청자금을 활용한 기존 상품은 2% 이차보전을 해줬는데, 이번에 나온 초저금리 상품은 4%나 해준다. 0.2~1.2% 사이의 이자로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것이다. 연 매출 1억 400만 원 미만 개인사업자(간이과세자)인 영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100억 원 한도로 공급하는데, 석 달 만에 329건(53억 원)이 신청됐다. 또한 청년과 관련된 특화상품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여성기업 우대 보증을 위해 여성기업 단체와도 협의 중이다.
-세종시만의 특징인 '국책기관·공공기관 밀집 도시'라는 점이 재단 운영이나 지원 사업에 어떤 영향을 주나.
▲세종에는 앵커 역할을 하는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이 없다. 소위 똘똘한 기업, 미래 유망 중소기업이 대전 등 인근 지자체에 비해 수적으로 부족해 재단이 생산적 금융지원을 하고 싶어도 한계가 있다.
하지만 지금 연서면에 조성 중인 국가산단에 기업이 들어오면 재단 고객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나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등을 통해 성장을 지원하며, 대형 보증기관이 충분히 지원하지 못한 부분을 재단이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소기업이나 그에 미치지 못하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1억 원 미만의 소액 금융을 지원하는 것이 재단의 역할로, 중소기업 금융지원의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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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2월 세종신용보증재단이 설립한 '소상공인 종합지원센터' 모습. /사진=이은지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의 추진 정책에 발맞춘 금융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한다. 올해는 '희망리턴패키지' 사업을 통해 폐업자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새출발기금을 통해 원금 탕감 및 장기 분할상환을 돕고 있는데, 부채가 정리되면 재창업을 도와주는 것이 희망리턴패키지 사업이다. 각 지역 재단과 위탁 협약을 맺고 추진 중이다.
올해는 타 지역에서 온 분들을 포함해 20여 명이 교육을 수료했다. 세종지역 6개 사업체가 재창업 특례보증을 지원받아 개업하는 결실을 거뒀다. 나머지 2명도 창업을 고민 중인데, 재창업에 도전한다면 기꺼이 도울 계획이다.
-세종신용보증재단의 3대 임기가 시작됐다. 앞으로 지자체와 연계한 사업 추진 방향성이나 중장기 계획은.
▲일단 세종시가 잘돼야 한다. 시정을 뒷받침하는 금융 지원을 중점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한글문화수도 도약과 관련해 콘텐츠 개발 업체들의 창업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적극적인 금융 지원을 펼칠 것이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소상공인 매출 확대에 기여하는 빛축제 기간엔 직원들이 구내식당 이용을 자제하고 외식이 활성화되도록 하겠다. 이번 연말 송년회 겸 워크숍을 신도시가 아닌 조치원에서 진행하는 것도 이런 노력 중 하나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예산을 적극 집행할 것이다.
내년부턴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갈 계획이다. 지금까진 고객 초청 행사를 한 번도 못했는데, 정기적 간담회를 마련하려고 한다. 고객 의견 수렴을 통해 더욱 더 현장에 밀착된 맞춤형 금융지원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지역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사업자가 필요로 하는 맞춤형 지원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공급자 위주의 마인드를 바꿔 수혜자 위주의 업무 수행 태도를 갖춰야 한다. 세종지역의 풀뿌리 경제, 실핏줄 경제를 담당하고 있는 소상공인들이 지자체와 공공기관 등 지역경제를 촉진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믿고 필요한 지원을 적극 요청해주셨으면 한다. 앞으로 소상공인과 머리를 맞대고 함께 호흡하는 재단이 되겠다.
●김효명 이사장은?
1958년 11월 20일 출생 ▲행정고시 26회 ▲1989. 1~ 2015. 7. 국무조정실 세종시지원단 단장 ▲2015. 7~ 2019. 7. 신용보증기금 전무이사 ▲2019. 9~ 2023. 8. 선문대학교 초빙교수 ▲2023. 11~ 세종신용보증재단 제2·3대 이사장
대담=이희택 본부장·정리=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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