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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스키·보드 시즌 개막, 겨울철 스포츠 부상 주의보

대전우리병원 이광원 관절센터장

임병안 기자

임병안 기자

  • 승인 2025-12-23 14:25
이광원1
대전우리병원 이광원 관절센터장
본격적인 겨울 시즌이 시작되면서 스키장과 스노보드장을 찾는 동계 스포츠 애호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올겨울 강추위 예보로 설질(雪質)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며 스키와 보드를 즐기려는 인파도 빠르게 늘고 있다. 그러나 설렘만큼이나 매년 겨울마다 반복되는 부상 사고도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스키장에서는 슬로프와 리프트 하차 지점, 경사로 등에서 미끄러지거나 추락하는 사고, 시설물 또는 다른 이용객과의 충돌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이로 인해 목, 어깨, 무릎, 발목, 손과 팔 등 근골격계 골절을 포함한 다양한 부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꼬리뼈 골절이나 척추 압박골절 환자도 적지 않아 겨울철 응급실 내원 환자가 늘고 있다.

실제 연구 결과에서도 동계 스포츠의 부상 위험성은 수치로 확인된다. 국제 논문 분석에 따르면 동계 스포츠 참여자들의 부상 발생률은 약 1000명에 하루 3.5건으로 보고됐으며, 주요 원인은 충돌과 낙상이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설상 스포츠 부상률이 스키에서는 1000명당 하루 1.59건, 스노보드는 2.58건으로, 스노보드 이용자의 부상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자료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한국소비자원 통계에 따르면 스키장 사고 중 상지 부상(팔·손)이 전체의 약 21.4%, 머리 및 얼굴 부상이 20.1%를 차지했다. 최근 국내 보도에서도 스키 사고는 하체(둔부·다리·발) 부상이, 스노보드 사고는 상체(팔·손) 부상이 가장 빈번하며, 특히 10~30대 젊은 연령층에서 사고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키와 스노보드는 부상 양상에서도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스키는 좌우 다리가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구조와 바인딩 특성으로 인해 무릎에 부담이 집중된다. 이로 인해 전방십자인대 파열, 반월상연골판 손상, 내측 측부인대 손상 등 무릎 관절 손상이 흔하게 발생한다. 급회전이나 방향 전환 과정에서 회전 압력을 견디지 못해 인대가 파열되는 경우도 많다. 반면 스노보드는 양발이 하나의 보드에 고정돼 있어 다리 부상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러나 넘어질 때 균형을 잃고 양손으로 바닥을 짚는 경우가 많아 손목 골절이나 팔꿈치 골절 등 상지 부상이 빈번하다.

특히 십자인대 파열은 무릎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핵심 인대가 손상되는 질환으로, 파열 시 통증과 함께 빠른 시간 내 부종이 발생한다. 반월상연골판 손상은 무릎 충격을 흡수하는 연골이 찢어져 무릎이 걸리는 느낌이나 소리, 불편감을 유발한다. 손상 정도에 따라 인대 재건술, 연골 절제술 또는 봉합술 등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사고 예방과 조기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스키나 스노보드를 즐기기 전 충분한 준비운동과 보호구 착용은 필수이며 넘어지거나 충격이 있었을 경우 통증이 크지 않더라도 상태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하고, 통증이 지속되면 조기에 정형외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 만성 질환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대전우리병원 관절센터장 이광원 (정형외과 전문의/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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