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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맞이는 함께 봤지만 내려가는 길은 달랐다.

비봉산 해맞이 후 드러난 이중 동선··· ‘시민과 함께’ 구호는 행사까지만

전종희 기자

전종희 기자

  • 승인 2026-01-04 09:11
2026년 해맞이 행사 제천시 비봉산 정상에서
2026년 해맞이를 보려고 제천 비봉산 정상에 모인 시민들의 모습(제천시 제공)
새해 첫날 충북 제천 비봉산에서 열린 해맞이 행사 이후 일부 정치인들의 '특혜성 퇴장'을 둘러싸고 시민들 사이에서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행사 전에는 시민들과 함께 새해 인사를 나누며 친근한 모습을 보였지만, 행사 종료 후에는 전혀 다른 장면이 연출됐다는 지적이다.

지난 1일 열린 비봉산 해맞이 행사에는 1000명이 넘는 시민이 몰렸다. 일출을 본 뒤 대부분에 시민들은 비봉산을 올라올 때처럼 케이블카를 이용해 하산하기 위하여 좁은 출구 앞에서 긴 줄을 서야 했다. 한겨울 매서운 추위 속에서 대기 행렬은 쉽게 줄어들지 않았고, 출구 일대에는 별다른 안내 요원이나 안전 관리 인력도 보이지 않아 혼잡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행사에 참석한 일부 정치인들은 일반 시민들과 동일한 동선을 이용하지 않았다. 시민 출입이 통제된 별도의 통로를 통해 케이블카 고위 관리자의 안내를 받으며 현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본보 기자의 눈에 현장 목격이 됐다. 많은 시민들이 뒤엉켜 기다리는 모습과는 너무나도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통행을 막아선 계단
케이블카 입구 위층 계단을 특정인만 갈 수 있게 막아놓은 모습. (사진=전종희 기자)
이들 정치인들은 행사에 앞서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사진 촬영에 응하는 등 적극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현장에 있던 한 시민은 "행사 때는 시민 곁으로 다가와 인사를 하더니, 끝나자마자 시민들은 남겨둔 채 자신들만 먼저 빠져나가는 모습에 허탈함을 느꼈다"며 "정말 시민을 위한 정치가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다음 행사를 이유로 어쩔 수 없는 부득이한 행동이었다고 하지만 시민들이 겪는 불편과 혼잡을 외면한 채 특혜성 이동을 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새해 첫날 '시민과 함께하겠다'는 정치의 약속이 현장에서 무색해졌다는 지적이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공공 행사에서 정치인의 참여 방식과 시민에 대한 배려가 다시 한번 점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장에 있던 본보 기자는 새해의 시작이 희망이 아닌, 정치와 민심 사이의 거리감이 확인되는 하나의 장면이 아니었나 싶다.
제천=전종희 기자 tennis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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