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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전·충남 통합, 대전은 왜 불리한가-통합 교육감 선거, 헌법 원칙과 제도 설계의 딜레마

정상신 대전미래교육연구회장

임효인 기자

임효인 기자

  • 승인 2026-01-14 17:39

신문게재 2026-01-1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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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신 대전미래교육연구회장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가 본격화되며 통합 이후 교육감 선거 제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 1명과 교육감 1명은 상식적인 체제다. 대안으로 언급되는 시장 1명에 교육감 2명 체제는 제도로서 궁색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1시장 1교육감이라는 행정적 정당성과 교육자치의 대의를 지키기에 현실적으로는 대전 시민의 표가 구조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다. 이는 단지 지역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적 가치와 선거제도의 설계 원칙에 위배 될 수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최근 통합을 추진하는 대상인 대전과 충남은 유권자 수, 교육 환경, 정책 수요 등 여러 면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2025.5.25.자 지역언론 보도에 따르면 충남의 유권자 수는 183만 8781명, 대전은 124만 1515명 수준이다. 차이는 59만 7266명으로 충남 유권자 수가 대전보다 48%가량 많다. 통합 시 단일 선거구로 교육감을 선출하게 되면, 유권자 수가 더 많은 충남의 표심이 선거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문제는 단순한 인구 비례를 넘어, 선거구 내 정책 수요의 이질성과 대표성 왜곡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충남은 대부분 농어촌 지역으로 구성되어 있어 소규모학교 유지, 원거리 통학, 교원 수급 등의 문제가 주요 교육 의제다. 반면 대전은 도시 밀집형 교육환경으로, 과대 학교 문제, 입시 경쟁, 교육 격차 해소 등이 중요한 현안이다. 이처럼 정책적 수요가 뚜렷이 다른 두 지역이 하나의 선거구로 묶일 경우, 다수 지역인 충남의 교육과제가 선거에서 우위를 점하게 되고, 대전의 교육정책은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현상은 헌법이 보장하는 '표의 등가성'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 될 수 있다. 헌법 제11조는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다고 규정하며, 제24조는 선거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한다. 헌법재판소는 수차례 판례를 통해 "선거에서 표의 가치는 실질적으로 평등해야 하며, 인구 편차가 과도하면 유권자의 선거권과 평등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현재 국회의원 선거구는 인구 편차 상한선을 ±33.3%로 규정하고 있으며, 지방의원 선거도 이 기준에 맞춰 조정 중이다. 그러나 교육감 선거에는 이러한 인구 편차 기준이나 지역 균형 장치가 전혀 없다. 정당 공천이 없는 교육감 선거 특성상, 정당에 의한 균형 보정도 작동하지 않는다. 따라서 제도 설계의 허점을 보완할 수 있는 법적 안전장치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시·도 통합을 위한 특별법에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1안, 시·도 통합을 함에 있어서 유권자 수 격차가 뚜렷한 경우 '표의 등가성'을 보장하기 위해 투표권에 가중치를 부여한다. 이는 공정한 선거의 장을 제공하는 바탕이 된다.

2안, 첫째, 복수당선 요건제를 도입한다. 단순 다수 득표자가 아니라, 양 지역(대전·충남)에서 각각 유효투표의 일정 비율 이상(예 40%)을 득표한 경우에만 당선 요건을 충족하도록 한다. 이는 대통령 결선투표제와 유사한 구조로, 특정 지역 쏠림을 방지하고 교육 의제의 다양성을 반영하는 데 효과적이다.

둘째, 결선투표제를 연계 적용한다. 1차 투표에서 복수당선 요건을 충족한 후보가 없을 경우, 상위 득표자 2인 간의 결선투표를 통해 최종 당선자를 결정하도록 한다. 이는 국민의 선택권을 강화하면서도, 지역 간 균형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3안. 교육정책 협의기구의 설치가 병행돼야 한다. 도시형 교육과 농어촌 교육은 수요가 본질적으로 다르기에, 통합 이후에도 권역별 교육정책을 조정·협의할 수 있는 제도적 공간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교육자치의 실효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제안은 특정 지역에 특혜를 주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서로 다른 지역이 하나의 공동체로 존속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헌법적·제도적 정당성 확보 장치다. 통합은 행정구역만 묶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대표성과 공동체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일이다. 통합의 첫 출발점인 교육감 선거가 불공정하게 설계된다면, 통합의 정당성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정책은 숫자와 원칙으로 설계돼야 한다. 지역 간 갈등을 넘어,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통합을 위해 지금이 제도 설계의 골든타임이다. 정상신 대전미래교육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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