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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식의 도시행복학] 21. 타인이 옆에 있어도 깊어지는 외로움! 죽음에 이르는 병! 군중 속의 고독!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현옥란 기자

현옥란 기자

  • 승인 2026-03-18 10:00
신천식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도시와 행복의 관계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일은 한가한 지적 호기심이 아닙니다. 현대사회는 도시인구가 농촌인구를 숫자로 압도하였습니다. 좁은 공간에 많은 인구가 모여 살기에 도시민은 어깨를 마주하고 부대끼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군중 속의 고독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키에르케고르(Kierkegaard's)의 가장 비참한 정신적 상태를 표현하는 죽음에 이르는 병인 '군중 속의 고독'이나, 데이비드 리스먼(David Riesman)의 '고독한 군중'은 시끄럽고 붐비는 환경 속에서도 친밀한 관계가 부족하거나 주변과의 정서적 괴리감으로 외로움을 느끼는 경험을 가진 현대인을 이야기합니다. 전통공동체의 붕괴와 함께 진정성 있는 소통과 교류의 약화는 외로움을 확산합니다. 고민을 같이 의논하고 걱정해 주는 이웃이나 지인의 부재는 고립과 단절을 부추기고 우울증과 불안을 유도하여 홀로 버려진 채 생을 마감하는 고독사를 불러옵니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한국의 고독사는 한 해 4000명을 육박하며 장년층의 경우 관계 빈곤과 고립이 주 원인으로 꼽힙니다. 인류역사상 이렇게 많은 사람이 좁은 공간에 밀집해 살아 본 적이 없는데도 왜 외로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질까요? 어째서 만성적 외로움과 고립의 무게에 짓눌려 생을 하직해야 할까요? 외로움이 흡연만큼이나 해롭다는 연구 결과들이 넘쳐나면서 2018년 세계 최초로 영국은 내각에 고독 담당 장관을 포함시킵니다.



일본 또한 2021년 비슷한 취지의 장관급 직책을 신설하였습니다. 한국도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사회적 유대감 상실의 엇박자가 외로움을 급속히 확산시키고 있는 중이라 조만간 외로움 해결 전담 부처가 등장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현대도시의 비극은 더불어 살며 상호 협력해야 생존하고 번영한다는 본능적이며 생물학적인 보펀적 지혜를 망각한 것입니다. 어느새 현대도시의 특징이 되어버린 군중 속의 고독이 만연한 도시는 죽음으로 향하는 몹쓸 병에 걸려 있다는 철학자의 경고를 다시금 되새겨야 할 때입니다.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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