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이 종량제 봉투가 부족해진다는 심리가 완전히 근거 없는 건 아니다. 중동 사태로 나프타 대란의 충격이 봉투 사재기로까지 번진 것이다. 석유화학 핵심 원료 부족으로 라면 봉지, 스낵 포장지 등을 쓰는 식품업계에 비상이 걸린 환경도 덩달아 과도한 공급 차질 전망을 낳았다. 전국 기초지자체 228곳 중 123곳이 반년치 이상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 원료도 1년 이상 공급 가능한 수준이다. 정부 발표를 굳게 믿는 소비자에게 불이익이 없어야 한다.
전체적으로는 최소 석 달 이상 종량제 봉투 보급이 가능한 물량을 확보했어도 실제 구매가 불가능하다면 이런 재고는 의미가 없다. 품절 우려에 오픈런(개점시간 구매)이 이뤄지는 실상도 직시해야 한다. 지정 판매소 재고가 입고 즉시 소진되고 불편이 재연된다면 부정적인 양상은 계속될 것이다. 최악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정상 상태가 전제돼야 소비문화가 올바로 정착된다. 지방정부 조례로 정해진 봉투 가격 인상에 대한 불필요한 예측도 덜어내야 한다. 적절한 관리·감독으로 시장 안정화에 주력하는 것 역시 '헛소문'을 잠재우는 방법이다.
필요하다면 한시적으로 구매 수량을 제한하되 엄격한 보유 재고 관리로 상시 구매가 가능해야 한다. 벌써 일반 비닐봉투 사용을 허용하는 긴급 조치에 나선 지자체가 나왔다. 봉투 공동 사용 등 지역별 재고량 차이를 고려한 대책이 절실하다. 안정적인 원료 확보에 주력해 집에 쓰레기를 쌓아둘 일이 없게 하는 것이 해결책이다. 사재기 현상과 일시적인 품귀가 없도록 실시간으로 점검하기 바란다. 종량제 봉투를 이전처럼 쉽게 살 수 있다면 상황은 즉시 호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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