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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화예술계, 지방선거 ‘변방’ 아니다

  • 승인 2026-05-21 16:29

신문게재 2026-05-22 19면

지방선거에서 문화예술을 도시 경쟁력의 핵심 동력이자 지속 가능한 성장의 질을 결정하는 요소로 꼽는 후보는 보기 드물다. 창의적인 문화예술 산업이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원론적인 언급에 그치는 정도다. 독특한 도시 브랜드를 구축해 풍요로운 삶과 사회적 포용력을 증진하는 순기능은 늘 뒷전이다. 이마저도 다른 대형 이슈에 밀려 늘 정책의 변방에 머물러 있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문화예술 정책 역시 후보의 역량을 비교하는 주요 지표라는 점이다. 간담회 등을 통해 문화예술계와 토론장에 마주 앉은 대전시장 후보들의 해법과 대안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역 축제에 지역 예술인 참여를 제도화하는 건 기본이다. 일정 단계까지는 한시적으로 조례나 참여 비율을 법제화하는 방안까지 검토해야 할 정도로 현장은 열악하다. 어떤 경우든 지역 예술인들이 중심에서 소외된 변방에 서 있게 해서는 안 된다.

대전시립극단이나 전통 민속놀이 전수교육관 설립, 시립농악단 및 취타대 같은 공공 전통예술단체 창단에는 현실적인 난관이 따른다. 공연예술의 특성상 높은 재정 의존도와 적자 구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초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독립된 극단·악단의 전 단계로서 지역문화재단에 기능을 통합해 행정·재정적 효율성을 꾀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음악전용홀 건립과 공연장 부족도 풀어야 할 숙제다. 콘텐츠 경쟁력만 확보된다면 수도권에 편중된 인프라를 분산시키는 차원에서도 적극 검토할 가치가 충분하다.

지방선거 후보 모두 문화예술을 시혜성 지원 사업으로 취급해 온 지방행정의 오랜 관성을 성찰해야 한다. 선거 공약을 넘어 대전을 대표할 만한 문화 랜드마크도 구상해볼 때다. 문화예술계의 상징적 요구이기도 한 문화예산 '5%' 달성 역시 지향할 목표다. 형평성의 논리에만 갇히지 말고 민간 소공연장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책을 가다듬어야 한다. 문화재정이 단순한 '지원금' 수준에 그치게 할 수는 없다. 도시의 미래인 문화에 대한 확실한 투자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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