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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식의 도시행복학] 40. 인간을 직업으로 평가한다고? 당신은?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현옥란 기자

현옥란 기자

  • 승인 2026-05-27 10:00
신천식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현대인들은 인간을 직업으로 규정합니다. 연봉 수준으로 됨됨이를 판단합니다. 리차드 세넷 (Richard Sennett)은 일이 단순한 생계 수단을 넘어 자아 정체성과 깊이 연결되어있다고 주장합니다. 직업으로 인간을 규정하는 것은 한 인간의 다층적 존재를 단일한 차원으로 종속시키는 폭력적 태도입니다. 인간은 동일 직업이라도 다양한 가치관과 소신에 따라 달리 일을 수행합니다. 자연생태계를 보전하고 보호하는 농업인과 착취와 파괴에 능한 가짜 농업인, 지적 탐구보다는 학문적 포장으로 권력을 탐하는 어용 지식인, 개 같이 벌어 정승처럼 쓴다가 아니라 개처럼 벌어 개만도 못하게 쓰는 위장 경제인, 국민 위한 정치보다는 호의호식에 열심인 저질 정치인, 인술보다 부와 명성만 탐하는 사이비 의료인 등등입니다. 소시민적 삶에 충실하며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위하여 제 역할을 다하는 저평가 직업군도 의외로 많습니다. 많은 철학가들은 인간이 직업으로 평가받는 현실을 개탄스럽게 여깁니다.

칸트(Immanuel Kant)는 인간을 생산 수단으로 대하는 현대 노동시장을 근본적인 윤리위반이라고 질타합니다. 인간의 가치를 경제적 생산성으로만 측정하는 사회는 노인과 장애인, 돌봄 노동자를 무시하고 주변화합니다. 존중과 기여를 중시하는 관계형성과 정신적 유대는 위상 자체가 애매해집니다. 아마르티아 센(Amartya Sen)의 역량 접근법은 인간의 평가는 그가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떤 존재가 될 수 있는 지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직업이 아닌 잠재력과 기회 선택의 자유로운 보장이 공동체와 인간 평가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인간평가는 다층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역량 중심 평가와 돌봄, 자원봉사, 예술, 공동체 활동을 중시하는 기여중심 역할로 평가되어야 한다고도 주장합니다. 직업으로 인간을 평가하는 사회는 구성원 모두를 불안하게 합니다. 언제든 직업은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인간은 생산성과 무관하게 존재 그 자체로 소중하다는 칸트 선생의 말씀에 동의하게 됩니다.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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