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농촌 지역에서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인한 공동체 붕괴가 가속화되면서, 인구 50명 이하의 과소마을과 고령마을이 지난 10년 사이 급격히 증가하며 '무거주화'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조사 대상 마을들은 신규 주택이나 경제 시설이 전무한 열악한 생활 여건 속에 놓여 있으며, 주민들은 의료 서비스 이용의 불편함과 더불어 공동체 해체에 따른 정서적 고립감을 심각하게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인구 문제를 넘어선 구조적 위기로 진단하고, 마을 관리 체계 구축과 생활 기반 서비스 확충, 주민 주도의 공동체 활성화 등 단계별 대응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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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연구원 제공 |
최근 충남연구원 윤정미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한 '충남 무거주화 마을 실태 및 정책 방안'(충남리포트 제406호)에 따르면 충남 농촌에서는 고령화와 인구 감소, 생활 인프라 약화가 동시에 진행되며 무거주화 마을이 빠르게 늘고 있다.
보고서에서 말하는 무거주화 마을은 단순히 인구가 줄어든 지역이 아니라 공동체 기능 약화와 기반시설 노후화, 정책 사각지대 등이 복합적으로 누적되며 소멸 단계에 접어든 마을을 의미한다.
실제 2024년 기준 충남지역 인구 50명 이하 과소마을은 299개로, 2014년 156개와 비교해 약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절반을 넘는 고령마을은 같은 기간 240개에서 1천754개로 급증했으며, 과소화와 고령화가 동시에 나타난 과소고령마을 역시 56개에서 213개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진은 충남 농촌 지역 가운데 총 45개 행정리를 무거주화 마을로 분류했다. 세부적으로는 실거주 인구 20명 이하 초과소마을 9곳, 인구 30명 이하이면서 고령인구 비율이 50% 이상인 과소고령마을 42곳, 최근 10년간 인구가 지속 감소한 마을 15곳 등이 포함됐다.
무거주화 마을의 현실은 더욱 심각했다. 조사 결과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평균 79.1%로 주민 10명 중 8명이 노인이었다. 미취학 아동이나 학생이 단 한 명도 없는 마을 비율은 73.5%에 달했고, 귀농·귀촌 유입도 미미해 외부 인구를 통한 회복 가능성 역시 낮은 상황이다.
생활 여건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최근 5년간 신규 주택 건설이 전혀 없었던 마을 비율은 82.4%로 조사됐으며, 경제시설이나 생산조직이 없는 마을도 77.8%에 이르렀다. 농업과 지역 경제 활동 자체가 사실상 유지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의미다.
주민들이 가장 크게 호소한 문제는 의외로 '매우 심심함'이었다. 응답자의 22.7%가 공동체 붕괴로 인한 정서적 고립감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병원 이용 불편 역시 같은 비율로 나타났다. 의료시설이 읍·면 소재지에 집중돼 있어 고령 주민들이 기본적인 진료조차 제때 받기 어려운 현실이 반영된 결과다. 이 밖에도 공동체 활동 부족과 고독사에 대한 불안감 등이 주요 문제로 지목됐다.
반면 주민들은 공동체 회복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는 모임 활성화 등 공동체 활동 지원이 꼽혔고, 귀농·귀촌을 통한 외부 인구 유입과 소득 기반 마련을 위한 일자리·수익 사업 확대 요구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윤정미 박사는 "무거주화는 단순한 인구 감소 문제가 아니라 빈집과 돌봄, 이동권, 생활서비스, 공동체 약화가 복합적으로 얽힌 구조적 위기"라며 "마을 진단 및 관리체계 구축과 생활 기반 서비스 확충, 주민 주도 공동체 활성화, 농촌 공간 전환 전략 등 단계별 대응 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공주=고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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