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은 빗길 야간에 제한속도를 초과해 운전하다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택시기사에게 사고 회피 가능성이 낮았다는 점을 근거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비 내리는 심야에 어두운 옷을 입은 피해자를 식별하기 어려웠던 상황을 고려할 때, 제한속도를 준수했더라도 충돌을 피하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운전자의 과속 사실은 인정되나 과속과 사고 발생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판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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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대전고등법원이 공개한 판결문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단독 재판부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2024고단4436)로 기소된 택시기사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24년 5월 8일 0시 57분께 대전 중구 대흥동우체국 앞 편도 3차로 도로에서 K5 택시를 운전하다 도로를 횡단하던 B씨(79)를 들이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다음 날 병원에서 두부외상에 의한 경막하출혈로 숨졌다.
당시 사고 현장은 야간에 비가 내렸고, 해당 도로 제한속도는 시속 50㎞였지만, 우천 시 제한속도의 80%인 시속 40㎞ 이하로 운행해야 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사고 직전 A씨 차량 속도는 시속 약 51㎞로 분석됐다.
검찰은 A씨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전방주시 의무 등을 다하지 않아 사고를 냈다고 봤으나, 법원은 과속 자체보다 과속과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를 따졌다.
재판부는 "제한속도를 지켰더라면 피해자가 진입하는 것을 발견한 뒤 충돌을 피할 수 있었다는 사정이 없는 한, 과속한 잘못이 있더라도 사고 발생 사이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법원은 사고가 새벽 1시에 가까운 야간에 발생했고, 당시 비가 내렸으며, 피해자가 어두운 계열의 옷을 입고 있었던 점을 고려했다. 또 A씨 차량이 편도 3차로 중 2차로를 운행하다 중앙분리대 설치가 끝나는 지점에서 피해자를 충격한 점도 판단 근거로 삼았다.
특히 블랙박스 영상상 충돌 1초 전에도 전방 물체를 식별하기 어려운 상태였고, 운전자의 인지반응시간을 고려하더라도 사고 회피가 어려웠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제한속도를 초과해 운행했으나 초과 정도는 시속 11㎞ 정도로 과속판정 기준 20㎞를 초과하지 않았으며, 제한속도를 준수했더라도 피해자와의 충돌을 회피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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