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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학 시인이 신작 시집 '저녁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온다'./사진=출판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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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학 시인 |
'저녁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온다'는 삶의 낮은 자리에서 길어 올린 감각과 성찰을 담은 시집이다. 저녁 밥상의 온기와 오래 신은 구두의 편안함처럼 박 시인은 일상 속 사소한 장면을 통해 타인을 어루만지고 품어주는 삶의 태도를 보여준다.
시집에서 박 시인은 "흔들리는 것들을 감싸는 것이 내 일"이라고 말한다. 이는 누군가에게 예속된 삶에서 벗어나 자신이 본래 지니고 있던 따뜻한 심성과 야생성을 회복하려는 시적 태도로 읽힌다. "나를 놓치고 살던 때"를 지나 다시 자신의 삶을 붙드는 과정이 이번 시집의 주요한 흐름을 이룬다.
고영직 문학평론가는 이번 시집을 두고 "본래의 야생성을 되찾고자 하는 박재학 시인의 시적 여정"이라고 평했다. 그는 박 시인이 속도와 평가에 짓눌린 시간이 아니라 조금 천천히 삶을 바라보는 다른 시간을 사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맹문재 안양대 교수는 추천사에서 박 시인의 시 세계를 관통하는 특징으로 냄새의 시학을 꼽았다. 시든 꽃병의 냄새, 저녁의 냄새, 할머니가 수저에 올려주던 갈치 살의 냄새는 물론 노숙자, 새벽 인력사무소 앞의 사람들, 낡은 신발과 생선 비린내, 전봇대의 지린내, 파스 냄새와 입안의 단내까지 박 시인은 삶의 냄새를 외면하지 않는다. 맹 교수는 박 시인이 이러한 냄새를 인간 존재의 문제이자 사회 계층을 드러내는 상징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봤다.
박재학 시인은 2013년 시집 '길 때문에 사라지는 길처럼'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지난 세월이 한나절 햇살보다 짧았다', '끼니 거르지 마라'가 있으며, 2022년 대전문학관 '시확산 시민운동' 작가로 선정됐다. 2019년과 2023년, 2026년에는 대전문화재단 창작기금을 수혜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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