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재 원인이 복잡해지고 있으나 소방 당국의 정보 공유 시스템은 보안상의 이유로 타 관할 지역의 구체적인 조사 자료 열람을 제한하고 있어 원인 규명에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조사관들이 유사 사례를 참고하기 어려워 원인 미상 종결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관할 구역에 구애받지 않는 전국 단위의 화재 사례 공유 체계 구축이 시급합니다.
지역별 화재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공유하는 시스템이 마련된다면 조사 전문성이 강화되어 정확한 원인 분석과 대형 화재 재발 방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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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대전 대덕구 문평동 화재 현장.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 출처=중도일보 DB) |
지역 간 화재 정보 공유 체계가 미비하기 때문인데, 소방 내에서도 개인정보 보호·보안 등을 이유로 시스템상 관할 지역 외 화재는 피해 사례나 발화 원인 열람을 제한하고 있어서다. 화재 원인 규명 과정에서 타 지역의 유사 사례를 참고하기도 어려워 소방청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지난해 전국에서 3만 8000여 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이중 원인 미상은 3093건으로 집계됐다.
원인 미상은 화재 조사와 감식 과정에서 증거·제보·진술 등의 불충분으로 발화 원인과 책임 소재·사건 경위 등을 밝히지 못한 채 종결 처리한 건을 뜻한다. 최근 전기차·배터리·데이터센터 등 첨단 기기나 장비·시설이 늘었으나 조사 기법, 기술적 한계로 원인을 규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져 원인 미상 종결 건수도 늘고 있다.
정확한 원인을 밝혀야만 피해 재발을 예방할 수 있는 만큼 소방 내에서도 최대한의 조사와 분석을 통해 원인 미상 처리를 줄이는 것이 중요 과제다.
문제는 지역 간 화재 정보 공유 체계가 사실상 부재하다는 점이다. 조사관들은 현장 조사 외에도 논문 등 연구 자료, 기존 화재 사례들을 참고해 연소 패턴을 분석하고 발화 원인을 좁혀간다.
하지만 화재 개요와 기본적 통계는 제공하나, 내부 시스템상 피해자 개인정보와 보안을 이유로 관할 소방서 사건이 아니면 타 관서에서 처리한 화재는 구체적 정보를 열람하지 못하게 제한돼 있다.
발화 원인이나 화재 경위 등을 알기 어렵다 보니, 화재 조사관 역시 타 시도에서 발생한 화재 사례는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하거나 담당 조사관에게 직접 연락해 자료를 구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관서에 구애받지 않고 열람이 가능한 화재 사례 공유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마다 인구수나 지리적 위치, 특성에 따라 화재 발생 건수나 빈번히 발생하는 화재 유형도 각기 다른 만큼 조사 과정에서 사례 참고에 용이할 것이란 점에서다.
대전의 경우 지난해 화재 발생 건수는 885건으로 조사 됐다. 경기도(7708건)와 서울(5875건) 등 타 시도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산업단지와 행정기관, 대덕연구단지 등 국가 중요시설이 밀집돼 있다 보니 대형 피해로 이어진 사례가 적지 않다. 최근에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안전공업(사) 화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폭발사고 등 대형화재가 연이어 발생했다.
화재 조사에 대한 전문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전국 소방기술경연대회 외에도 시도별로 과학적 조사 기법이나, 재현 실험, 화재 연구 결과 등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대전 지역 소방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화재 사고가 늘고 있는 만큼 우리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와 유사한 사례, 참고할 만한 자료들이 있을 텐데 보안상 이유로 열람하기 어려운 점에 대해 개선 필요성을 꾸준히 얘기해왔다"라며 "소방 내부적으로 사례 공유 체계가 마련돼 화재 조사 시 여러 데이터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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