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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치도 포트폴리오를 바꿔야 한다

강영환 (사)지방시대연구소 이사장

송익준 기자

송익준 기자

  • 승인 2026-06-21 16:27

신문게재 2026-06-22 18면

강박사님
강영환 이사장
요즘 주식들을 많이 한다. 문득 정치를 보며 주식시장을 대입해 본다. 주식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리레이팅(Re-rating) 그리고 리밸런싱(Re-balancing). 가치를 다시 평가하고, 미래를 향해 자산을 재배치하는 일이다. 우리의 정치도 다르지 않다.

내가 관심 깊게 보는 지역의 정치도 그렇다. 이곳은 한동안 비슷한 정치 구조가 반복되어 왔다. 지역의 권력은 특정 인물과 집단에 집중되어 있고, 새로운 인재가 등장하면 키우기보다 견제하는 모습이 더 자주 보인다. 젊은 정치인들이 지역에서 성장할 기회를 얻기 어렵다.

이번 선거 역시 비슷했다. 어김없이 공천을 주도했고, 결과는 참패였다. 그런데도 선거가 끝난 뒤 들려오는 이야기는 패배의 원인을 찾기보다 대세의 흐름을 탓한다. 주식투자였다면 어떨까. 주가가 반토막이 났는데도 시장이 틀렸다고 말하는 기업이 있다면 투자자는 등을 돌릴 것이다. 정치에도 리레이팅이 필요하다.

왜 패배했는가. 왜 사람들이 떠났는가. 왜 젊은 세대는 분노하는가. 왜 지역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정치인이 보이지 않는가. 이 질문부터 해야 한다. 과거의 성공 경험은 자산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현재의 경쟁력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리레이팅이 끝나면 리밸런싱이 필요하다. 주식시장에서 미래 산업이 바뀌면 포트폴리오를 바꾼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이미 확보한 지지층만 바라보며 안주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대, 새로운 인재, 새로운 의제를 편입해야 한다. 정치가 미래를 이야기하지 못하면 사람들은 정치를 떠난다.

특히 지역정치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고인물의 안정성'이다. 겉으로는 안정적으로 보인다. 갈등도 적고 권력도 유지된다. 그러나 물이 흐르지 않으면 결국 썩는다. 인재가 자라지 못하고, 새로운 생각이 들어오지 못하고, 젊은 세대가 정치에 무관심해지기 시작하면 그 순간부터 쇠퇴는 이미 시작된 것이다.

정치는 결국 사람의 일이다. 좋은 정치인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지 않는다. 기회를 주고, 경험을 쌓게 하고, 실패도 허용하며 키워내야 한다. 그런데 기존 권력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데만 몰두한다면 정치는 성장하지 못한다. 주식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기업은 적자가 나는 기업이 아니다.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지 않는 기업이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패배보다 더 위험한 것은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남을 비판하는 일이 아니다. 리레이팅이다. 그리고 리밸런싱이다. 과거의 성공에 기대어 미래를 살 수는 없다. 정치도, 조직도, 지역사회도 마찬가지다. 2년, 4년, 그리고 그 이후를 생각한다면 지금처럼 시간만 흘러가게 두어선 안 된다.

시장은 늘 변한다. 한때 지역정치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평가받던 시절도 있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그 이름만으로도 신뢰를 보냈고, 지역의 미래를 맡겼다. 그러나 시장은 과거의 명성보다 미래의 가능성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아무리 위대한 기업이라도 혁신을 멈추면 리레이팅의 대상이 되고, 성장의 방향이 바뀌면 리밸런싱을 요구받는다.

정치도 다르지 않다. 과거의 영광만으로 미래를 살 수는 없다. 어제의 승리가 내일의 승리를 보장하지도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스스로를 다시 평가하는 용기다. 그리고 미래 세대와 새로운 인재, 새로운 의제를 향해 자산을 재배치하는 결단이다. '리레이팅과 리밸런싱'. 물이 흐르도록 해야 한다. 흐르지 않는 물은 결국 썩고, 변화하지 않는 정치는 결국 사람들에게 외면받는다.

/강영환 (사)지방시대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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