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는 특정 산업의 문제만이 아니지만 산업 경쟁력을 쏙 뺀 지역 문제도 아니다. 실질적인 성장 잠재력을 봐야 하는 이유다. 얼핏 보면 1990년대 아산 온양캠퍼스 이래 구축된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거점으로서의 위상은 크게 다치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서남권 800조 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비해 전력과 물, 땅, 사람을 모두 갖춘 충청권에 대한 81조 원 투자가 생색내기처럼 여겨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엄청난 추가 비용과 비효율을 생각하면 '초격차 산업 강국'에도 유리하지 않은 방향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균형발전과 새로운 인공지능·반도체 거점의 수요가 일치하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정치적 구호처럼 내건 '분산 전략'이 글로벌 초격차 유지에 합당한지는 전혀 별개의 사안이다. 대만 등 경쟁국들은 기존 반도체 거점을 중심으로 집중 투자한다. 충청권은 관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도 밀집해 있다. 매우 미흡하다는 느낌은 반도체 후공정(패키징)과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축이기에 더욱 강하다.
첨단 전공정 팹까지 포함하는 복합 클러스터에서도 충청권은 유리한 입지다. 발표된 것 외에 충청권에 추가 투자처를 확대하길 기대한다. 새 반도체 공장 신설과 맞물리는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의 전국 생산거점 투자 확대에도 촉각을 곤두세울 필요가 있다. '반도체 정치질'을 비판하며 뒷북을 친 지역 정치권도 이제부터 관심을 가져야 한다. 패키징 관련 지역 반도체 투자가 3대 메가프로젝트란 이름의 제2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의 끼워 넣기가 되지 않는 방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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