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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당 서현역 앞에 설치된 성남시 스마트 버스쉘터(사진=성남시 제공) |
일상의 불편을 얼마나 세심하게 살피고, 시민의 안전을 얼마나 촘촘하게 지켜내느냐가 도시 경쟁력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성남시가 첨단 기능을 갖춘 버스정류장 스마트 버스 대기 공간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를 갖추게 된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는 '전국 최대'라는 기록에 있지 않다. 버스정류장을 단순한 대기공간이 아닌 공공서비스의 거점이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위험이 아니다. 여름철 폭염과 겨울철 한파는 일상이 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버스정류장은 가장 먼저 기후변화를 체감하는 장소가 됐다.
특히 노인과 어린이, 장애인 등 이동약자에게 몇 분간의 대기시간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냉·난방 기능과 안전설비를 갖춘 스마트 버스 대기 공간은 생활권 기후대응 인프라로 활용하겠다는 발상은 시대적 요구와 맞닿아 있다.
하지만 시설 확충만으로 정책의 성공을 말하기에는 이르다. 공공시설은 설치보다 유지와 관리에서 성패가 갈린다. 냉방기가 고장, 작동하지 않는 비상벨, 오류가 반복되는 버스정보 시스템은 첨단시설이 아니라 또 하나의 행정 낭비가 될 뿐이다. 시민이 원하는 것은 '스마트'라는 이름이 아니라 언제든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공공서비스다.
더 중요한 과제는 도시 전반의 공공공간을 어떻게 시민 중심으로 재편할 것인가이다. 버스 대기 공간 하나를 개선하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 보행환경과 대중교통 접근성, 폭염 대응체계, 도시 안전망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스마트도시는 기술이 아닌 시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정책으로 완성된다.
지방정부 간 스마트도시 경쟁이 숫자와 실적 중심으로 흐르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설치 개수는 행정의 성과를 보여주는 지표일 뿐 목표가 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 체감도이며, 예산 대비 효과이고, 지속 가능한 운영이다.
결국 도시행정의 가치는 시민의 시간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달려 있다. 버스를 기다리는 몇 분이 더 안전하고, 더 시원하며, 더 안심할 수 있는 시간으로 바뀐다면 그것이야말로 생활밀착형 행정이 만들어낸 가장 큰 변화일 것이다.
이번 성남시의 스마트 버스 대기 공간 확대가 '전국 최대'라는 수식어를 넘어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리와 이용자 중심의 운영이라는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시민은 시설의 규모보다 그 시설이 매일 제 역할을 하는지를 더 오래 기억하기 때문이다. 성남=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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