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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식의 도시행복학] 55. 돈으로 행복을 구매할 수 있나요?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현옥란 기자

현옥란 기자

  • 승인 2026-07-20 10:00
신천식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한국인의 배우자 선택 우선순위에는 집안의 경제력이나 연봉 액수가 상위권에 자리합니다. 배우자의 성품이나 학력 수준도 중요한 선택 항목이지만 상류층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일수록 경제력을 최우선으로 선택합니다. 의사, 변호사, 박사처럼 사(士)자 붙은 직업군일수록 결혼 시장에서 대접을 받고, 경제력을 상징하는 열쇠 몇 개가 결혼 대가로 오간다는 이야기를 자주 접합니다. 자본주의로 상징되는 물신숭배의 현대사회는 화폐가 수단이며 동시에 목적이 됩니다. 많은 돈이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만 물질적 풍요는 기본적 욕구입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의 이스털린 역설(Easterlin Paradox)은 국민 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소득증가가 행복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이례적 연구 사례입니다. 화폐가치 증가는 복지와 삶의 질 향상에 무한히 기여한다는 경제학적 전통을 부정하는 대표적 사례로 인용됩니다.

전통 경제학은 화폐의 기능을 교환의 매개, 가치의 척도, 가치의 저장 수단으로 나누어 정의합니다. 화폐 중심 세계관은 화폐의 척도 기능이 사회 전체의 유일한 평가기준으로 확장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부르디외(Bourdieu.P.1986)는 사회를 움직이는 핵심가치를 경제자본, 문화자본, 사회자본, 상징자본으로 구분합니다. 화폐중심 세계관은 지식, 인맥, 평판까지도 싸잡아 화폐가치로 환산하는 왜곡된 문화적 현상입니다. 베블런(Veblen,T 1899)은 사람들이 재화를 실질적 필요가 아니라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 위하여 소비한다고 분석합니다. 이제 화폐는 단순한 교환수단을 넘어 정체성과 신분을 표시하는 문화적 상징으로도 기능합니다. 소비자 심리학은 소유물을 성공, 행복, 정체성의 척도로 여기는 성향을 물질주의(Materialism)로 정의하고 척도화합니다. 일류학교 진학과 유망기업 취업의 획일화된 성공 공식은, 화폐가치를 맹목적으로 탐하는 현대인의 삐뚤어진 사회적 병리 현상을 보여줍니다. 다수의 실증연구는 물질주의 성향이 높을수록 삶의 만족도가 낮아지는 진실을 확인합니다. 행복은 돈만으로 구매할 수 없습니다.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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