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산자물가는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보합세를 기록하며 9개월 만에 상승 흐름을 멈췄으나, 전년 동월 대비로는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반도체 수요와 산업용 도시가스 요금 인상 등이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한국은행은 중동 정세에 따른 파급 효과 등 상하방 요인이 혼재된 만큼 향후 물가 추이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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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생산자물가지수 등락률. 한국은행 제공 |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6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30.03(2020년=100)으로 전월(129.98)과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해 9월 이후 이어진 상승세는 9개월 만에 마무리되며 보합으로 전환됐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지표로, 일정 시차를 거쳐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이번 보합 전환에는 국제유가 하락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공산품 가운데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는 반도체 수요 등에 힘입어 전월보다 2.4% 올랐지만, 석탄 및 석유제품(-5.3%)과 화학제품(-1.8%) 가격이 크게 내리면서 공산품 전체는 0.3% 하락했다.
농림수산품은 축산물이 2.1% 오르면서 전체적으로 0.7% 상승했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도 산업용 도시가스 도매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1.0% 올랐다. 산업용 도시가스 가격은 중동 지역 긴장으로 앞서 급등했던 국제유가가 원료비에 반영되면서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비스 부문은 금융·보험서비스가 2.5% 오르며 전체 서비스 물가를 0.2% 끌어올렸다. 주가 상승에 따라 위탁매매수수료가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세부 품목별로는 산업용 도시가스(10.6%), 컴퓨터 기억장치(10.3%), 위탁매매수수료(6.0%) 등이 상승폭이 컸다. 반면 나프타(-23.5%), 제트유(-23.4%), 에틸렌(-18.9%), 국제항공여객(-6.5%) 등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전월 대비 상승세는 멈췄지만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상황은 다르다. 6월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8.6% 올라 5월과 같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2022년 7월(9.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수입품을 포함한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원재료와 중간재, 최종재 가격이 모두 오르면서 전월보다 0.7% 상승했다. 국내 출하분과 수출품을 함께 반영한 총산출물가지수도 공산품과 농림수산품 상승에 힘입어 0.4% 올랐다.
한국은행은 향후 물가 흐름에 대해 상승·하락 요인이 혼재해 있다고 진단했다. 7월 들어 두바이유 평균 가격이 전월보다 낮아진 점은 물가 안정 요인이지만,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 재개와 산업용 도시가스 도매요금 인상 등은 물가를 다시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문희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생산자물가의 전월 기준 상승세는 멈췄지만 중동 지역 정세에 따른 2차 파급 효과는 이어지고 있다"며 "소비자물가에도 당분간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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