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 수도권

용인 어린이도 정책 만든다... '문화 거버넌스' 실험

이인국 기자

이인국 기자

  • 승인 2026-07-29 11:59
[사진] 용인어린이상상의숲 제1기 어린이자문단 발대식
용인어린이상상의숲 제1기 어린이자문단 발대식 (사진=용인문화재단 제공)
공공문화시설의 역할이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기관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시민은 이를 이용하는 구조였다면 최근에는 이용자가 직접 정책과 콘텐츠를 함께 설계하는 '참여형 거버넌스'가 새로운 운영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어린이를 단순한 체험객이 아닌 정책 결정 과정의 참여자로 인정하려는 움직임은 문화행정의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용인문화재단이 어린이를 문화공간 운영의 주체로 참여시키는 실험에 나섰다. 28일 용인어린이상상의숲에서 출범한 '제1기 어린이 자문단'은 시설 이용자의 의견을 운영 과정에 직접 반영한다.

그동안 어린이 문화시설은 성인이 기획한 프로그램을 어린이가 체험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이용자의 만족도 조사는 있었지만 정책과 공간 개선 과정에 어린이가 직접 참여하는 사례는 많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실제 이용자와 운영자의 시각 차이가 발생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재단은 이러한 한계를 줄이기 위해 어린이 자문단을 신설했다. 공개모집에는 41명이 지원했고 심사를 거쳐 17명이 제1기 단원으로 선발됐다. 이들은 앞으로 시설 환경과 체험 프로그램, 편의서비스 등을 직접 이용한 뒤 개선 의견을 제안하고 신규 콘텐츠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제도는 행사성 참여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재단은 자문단 의견을 내부 검토를 거쳐 공간 리뉴얼과 서비스 개선, 신규 콘텐츠 개발, 중장기 운영계획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용자의 목소리를 실제 정책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마련한 셈이다.

첫 활동도 이러한 방향성을 보여줬다. 발대식 이후 열린 워크숍에서는 어린이들이 '인디언 티피 아지트'를 직접 설치하고 공간을 체험하며 이용 과정에서 느낀 개선 사항을 자유롭게 제안했다. 체험과 정책 제안을 동시에 진행한 것이다. 앞으로도 모두 세 차례의 워크숍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문화행정 전문가들은 공공문화시설이 단순한 문화서비스 제공을 넘어 시민과 함께 운영되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본다. 특히 아동 참여는 유엔아동권리협약이 강조하는 '아동의 의견 존중' 원칙과도 맞닿아 있으며,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정책 품질을 높이는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용인문화재단의 이번 시도는 발대식 개최 자체보다 공공문화시설 운영 방식을 바꾸려는 실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문화시설을 '어린이를 위한 공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어린이가 함께 만드는 공간'으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어떤 성과를 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용인=이인국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