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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엄마가 그리웠을까… 제70회 전몰학도의용군 추념식

포항여중 전투서 전사한 학도병 편지 낭독
학도병 생존자 7명 중 6명 참석 눈물 훔쳐

김규동 기자

김규동 기자

  • 승인 2026-08-1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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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회 전몰학도의용군 추념식' 주요 참석자들이 11일 행사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규동기자)
"어머니 나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그것도 돌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10여명은 될 것입니다"로 시작된 전사한 학도병 이우근이 쓴 편지가 낭독됐다. 편지에는 전쟁의 참담함과 불안함,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11일 오전 10시부터 포항시 북구 용흥동에 있는 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에서 열린 '제70회 전몰학도의용군 추념식'에 포항고 학생이 그 편지를 대신 읽어 내려갔다.

90~95세의 학도병 6명이 그날을 회상하며 눈물을 닦았다. 당시 포항여중 전투에 참전한 학도병 등 71명 중 7명이 생존해 있다. 한분은 투병 중으로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6.25전쟁 때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 학생 신분으로 참전한 학도의용군. 실전에 투입된 학생은 2만77여명이 됐다. 그 중에 이우근이 있었다. 그는 서울 동성중 3학년으로서 군복을 입고 소총을 받았다.



1950년 8월 11일 새벽 낙동강 방어선의 동쪽 끝인 포항여중 전투에 참가했다. 이 방어선이 돌파되면 부산이 위태로웠다. 부산이 위태로우면 대한민국은 바다에 밀려 사라질 수 있었다. 학도병들이 포항여중 앞 벌판에서 북한군을 막아섰다. 그 전투에서 이우근이 전사했다.

수 시간 전 포항소티재 전투 중에서 그가 쓴 편지는 부치지 못했다. 그의 군복 주머니에서 발견된 피 묻은 편지는 수십 년 뒤 세상에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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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회 전몰학도의용군 추념식'에서 포항고 학생이 학도병 이우근이 쓴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김규동기자)
이우근이 쓴 편지 낭독은 이어졌다.



"… 저는 무서운 생각이 듭니다. 지금 제 옆에는 수많은 학우들이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듯, 적이 덤벼들 것을 기다리며 뜨거운 햇볕 아래 엎디어 있습니다. 언제 다시 덤벼들지 모릅니다…. 어머니 어쩌면 제가 오늘 죽을지도 모릅니다. 저 많은 적들이 저희들을 살려두고 그냥은 물러갈 것 같지가 않으니까 말입니다…. 어머니, 저는 꼭 살아서 다시 어머니 곁으로 달려가겠습니다…."

장내는 숙연했다.

추념식에 참석한 박용선 포항시장과 김희수 경북도의회 의장, 김철수 포항시의회 의장, 학도의용군, 보훈단체장, 시·도의원, 기관·단체장 등 150여 명은 마음을 다해 나라를 위해 젊음을 바친 학도의용군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을 추모했다.

박용선 포항시장은 "어린 나이에도 조국을 위해 주저 없이 펜 대신 총을 들고 전선으로 향했던 학도의용군의 용기와 헌신은 우리가 반드시 기억하고 후대에 전해야 할 역사"라며 "선열들이 목숨으로 지켜낸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미래 세대가 올바르게 계승할 수 있도록 호국보훈 정신을 알리고 합당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보훈 복지 강화에 더욱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매년 8월 11일 거행되는 전몰학도의용군 추념식은 1950년 8월 11일 새벽 북한군의 기습에 맞서 포항여중(현 포항여고) 전투에서 싸우다 전사한 48명의 학도의용군을 비롯해 기계·안강전투, 형산강전투, 천마산전투 등 포항지구 일대에서 산화한 1394위의 영령을 추모하는 행사다.


포항=김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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