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행정
  • 세종

[기획] 시립 소극장 등 건립 하세월… 시민 '문화 갈증' 해소가 우선

[세종 문화예술 도시 도약, 갈 길 멀다-중]
열악한 문화 인프라, 시민 수요 충당 역부족
전당 소극장, 설계 예산 확보 못해 2년 연기
문학관 사실상 무산… 예술인의집 기능 이관
시립 박물관·장욱진 기념관 등 줄줄이 지연

이은지 기자

이은지 기자

  • 승인 2026-08-12 16:37

신문게재 2026-08-13 3면

세종시는 심각한 재정난으로 인해 시립 소극장과 문학관 등 주요 문화시설 건립이 줄줄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면서 도시 성장 속도에 비해 문화 인프라가 매우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로 인해 지역 예술인들이 무대를 찾아 타 지역으로 떠나고 시민들의 문화적 갈증이 깊어지고 있어, 원활한 예산 확보를 통한 시설 확충이 시급한 과제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문화시설의 차질 없는 완공과 더불어 지역 예술인들이 자생할 수 있도록 기존 자원의 활용도를 높이고 시설 이용 문턱을 낮추는 등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KakaoTalk_20260812_161637141_07
세종시 연동면의 장욱진 화백 생가 복원 기념관 공사 현장. 당초 올해 말 준공 예정이었지만, 내년 준공·개관으로 늦춰졌다. (사진=이은지 기자)
'문화예술 도시 세종'을 향한 청사진은 화려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역 예술 꿈나무들은 설 무대를 찾지 못해 인근 타 도시로 향하고, 시민들은 문화공연을 즐길 시설이 부족해 문화 향유에 목말라 있다.

여기에 재정난으로 주요 문화시설 건립까지 지연되면서, 세종의 문화예술 인프라가 도시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은 언제쯤 행정수도를 넘어 시민 누구나 문화를 누리고 예술가가 지역에서 꿈을 펼칠 수 있는 도시로 나아갈 수 있을까. 세종 문화예술 인프라의 현주소와 과제를 3차례에 걸쳐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세종 문화예술 도시 도약, 갈 길 멀다]



상. 시설 대관 그림의 떡, 타 지역 '원정 공연' 전전

중. 재정난에 문화시설 건립 지연… '즐길 곳'이 없다

하. 시민 모두가 향유 하는 문화시설로 나아가야





세종시의 열악한 문화 인프라는 문화예술에 대한 시민 '갈증'을 채우기엔 역부족이다. 지역 문화예술 단체나 지망생들은 지역 무대에 설 기회조차 잃은 채 타 지역 원정 공연에 나서는 상황으로, 문화시설 확충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문화 분야에서도 역시나 가장 큰 걸림돌은 '재정'이다. 당장 예산 확보를 못 한 예술의전당 시립 소극장과 장욱진 기념관 건립사업 등이 줄줄이 지연되고 있으며, 소극장과 함께 건립 예정이던 문학관도 사실상 백지화 수순을 밟고 있다.

시민들의 문화 수준은 갈수록 높아지는 데 반해 문화시설 등 인프라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있다는 불만도 새어 나온다.

소극장 위치도
세종 예술의전당 옆에 조성되는 시립 소극장 위치도. (사진=세종시 제공)
12일 중도일보 취재 결과, 세종예술의전당 북측에 들어설 '시립 소극장' 건립사업은 예산 문제로 준공이 당초보다 2년 늦춰져 2029년으로 미뤄졌다.

당초 시는 시비 493억 원을 투입해 연 면적 4278㎡, 300석 규모의 시설을 2027년 완공할 계획이었다.

지난 2023년 건립 타당성 조사 용역과 2024년 지방재정투자심사 절차에도 설계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앞으로 사업 추진 여부도 불투명하다.

세종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우선 내년 본예산 반영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시 재정 여건상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방향이다 보니, 현실적으로 예산을 확보하기가 쉽지는 않다"고 전했다.

함께 건립 계획이던 문학관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별도의 문학관 시설 건립이 아닌 '문화예술인의 집'에 기능을 이관해 설치되면서다. 시는 여의치 않은 재정 상황을 이유로 들며 "추후 가능한 상황이 되면 재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여러 재정 여건과 문학관 기능을 타 시설에 배치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사실상 무산 수순으로 읽힌다.

문학관 위치도
문학관 기능이 배치되는 문화예술인의 집 위치도 (사진=세종시 제공)
예술인의 집은 국비(특교세) 5억 원의 재원을 활용해 조치원 문화예술복합공간 부지에 문학관을 비롯한 전시관, 예술인 지원센터, 창작실, 단체 사무실 등으로 구성된다. 시는 지난 7월 30일 한국예총 세종시연합회 등 지역 예술인과 간담회를 통해 의견 수렴을 마쳤으며, 현장 목소리를 토대로 하반기 내 최종 기본계획을 수립해 리모델링, 내년 상반기 중 개관이 목표다.

장욱진 화백 생가 복원 기념관 사업도 지연 흐름에 놓여있다. 지난 2025년 공사에 들어간 사업은 당초 올해 말 준공 계획이었지만, 한차례 연기돼 내년 4월에나 준공이 가능하다. 이후 내부 전시공사 일정까지 감안하면 개관은 11월로 더 밀린다. 전신주 이설 작업과 동절기 공사 중지가 사업 지연의 주요 원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올 9월 준공을 앞뒀던 시립박물관 건립도 내년 2월로 5개월 늦춰졌다. 공사는 지난 2024년 2월에 들어갔지만, LH 안전 점검과 동절기 공사 중지 등으로 늦어져 현재 옥탑 골조 작업 완료 단계에 있다.

KakaoTalk_20260812_161637141_02
세종시 연동면의 장욱진 화백 생가.기념관은 당초 올해 말 준공 예정이었지만, 내년 준공·개관으로 늦춰졌다. (사진=이은지 기자)
이 밖에 중앙공원 내 한글미술관은 올해 10월 오픈을 앞두고 있으며, 문체부 주관의 국립민속박물관 이전사업은 착공 전 실시설계 단계에 놓여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여기에 시민들이 즐길만한 문화 콘텐츠도 빈약하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시는 한글 콘텐츠를 활용해 한글 비엔날레와 한글런 개최 등 연계 특화사업에 주력하고 있지만, 지난 시 정부의 빛축제 민간 전환과 정원도시 박람회 무산 등에 따른 대체 아이템 발굴과 시민 문화행사 활성화 전략 필요성도 제기된다.

한 지역 문화예술계 인사는 "현시점에서는 지역에 있는 문화 자원 활용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 과제"라면서 "이를 위해선 시민은 물론 지역 예술단체와 지망생들에게 문화시설 이용 문턱을 낮추고, 지역에서 성장하고 자생할 수 있는 예술인 육성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시가 급변하는 문화 트렌트에 발맞춰 문화시설 건립 사업을 차질 없이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이은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