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는 특정 계층인 고려인에게 집중되었던 이주 정착 지원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모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통합지원 정책으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기존 사업이 해외 유입보다 국내 거주자의 지역 간 이동에 치중되어 예산 대비 실효성이 낮고 혜택이 특정 집단에 편중되었다는 분석에 따른 것입니다.
시는 앞으로 지역 산업 수요에 맞춘 인력 유치와 교육, 정착 지원을 연계함으로써 외국인 주민의 안정적인 지역사회 통합과 장기 거주를 유도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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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천시가 새롭게 설계 중인 고려인 중심의 이주 정착 지원사업 안내 홍보물(사진=제천시 제공) |
시는 최근 고려인 등 재외동포 이주 정착 지원사업의 신규 신청 접수를 중단했다. 기존 신청자에 대한 절차는 진행하되 사업에 투입된 예산과 실제 인구 유입 효과를 따져 지원 구조를 다시 설계하기로 했다.
민선 8기 시작된 이 사업은 2023년 4월 '고려인 등 재외동포 주민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을 토대로 추진됐다. 인구 감소와 기업 인력난에 대응한다는 취지로 고려인 등의 제천 이주를 유도하고 초기 4개월간 무료 숙식과 한국어·생활교육을 비롯해 취업 알선, 자녀 돌봄 수당, 의료비, 정착금, 공인 중개 수수료 등을 지원했다.
이달 초까지 사업을 통해 제천으로 이주한 고려인은 395명이다. 그러나 민선 9기 시장직 인수위원회가 사업 실적을 들여다본 결과 해외에서 제천으로 직접 들어온 인원은 22세대 64명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상당수는 이미 국내 다른 지역에서 생활하다 제천으로 주소지를 옮긴 경우로 분석됐다.
연간 약 16억 원의 재정이 투입된 점을 감안하면 해외 재외동포를 새롭게 유치해 지역 인구를 늘리겠다는 당초 목표와 실제 성과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 인수위의 판단이다. 사업이 국내 체류 고려인의 지역 간 이동을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되면서 '해외 재외동포 유입과 장기 정착'이라는 정책 목적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특정 계층에 상대적으로 많은 혜택이 집중되는 지원 구조도 조정 대상이다. 시는 고려인에게 별도로 지원했던 일부 의료비와 보육비 등 현금성·생활 지원사업을 단계적으로 정리하고, 한정된 재원을 전체 외국인이 이용할 수 있는 교육과 취업, 지역 적응 분야에 투입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민선 9기 외국인 정책은 지원 대상과 목적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춘다. 지난 3월 기준 제천지역 외국인 주민은 4031명으로, 외국인 근로자와 유학생, 결혼이민자, 재외동포 등 구성도 다양하다. 반면 관련 업무가 여러 부서와 기관에 분산돼 있어 체계적인 관리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시는 앞으로 국적이나 재외동포 여부보다 지역의 산업·생활 수요를 중심으로 외국인 정책을 운영할 방침이다. 기업에 필요한 외국인 인력을 유치한 뒤 한국어와 생활교육, 취업, 주거와 지역사회 적응까지 연결해 단순한 인구 유입에 그치지 않고 장기 정착으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 정책의 평가 기준도 '몇 명을 데려왔느냐'에서 '지역에 필요한 인력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정착했느냐'로 옮겨갈 전망이다. 인구 감소 대응과 기업 인력난 해소, 외국인 주민의 지역사회 통합을 하나의 정책 틀에서 다루겠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고려인과 다른 외국인을 구분하지 않고 전체 외국인을 대상으로 유입·교육·취업·정착을 연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재편하고 있다"며 "기존 사업의 성과와 한계를 분석해 보다 효율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천=전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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