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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칼럼] 융합의 운동, 피클볼에서 본 기업경영

최종인 국립한밭대 교수,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 위원장

박병주 기자

박병주 기자

  • 승인 2026-10-25 12:23

신문게재 2026-10-26 18면

최종인 한밭대 융합경영학과 교수
최종인 국립한밭대 교수,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 위원장
"융합이 새로운 시장을 만든다". 미국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피클볼(Pickleball)은 테니스·배드민턴·탁구의 규칙과 기술이 결합된 '융합형 스포츠'이다. 낮은 진입장벽, 협업, 빠른 적응, 세대 간 소통이라는 특성을 갖는다. 특히 낮은 진입장벽으로 고객이 급증하자, 코트, 장비, 프로리그, 도시 시설, 레슨 등의 인프라 구축으로 새로운 산업이 일어나고, 주민 간의 유대를 강화하는 지역 공동체도 만들어진다. 이 같은 특성은 AI 시대 기업경영과 개인들에게 "전문성을 유지하면서 경계를 넘어 결합하고 협업하는 역량"이 핵심이라는 시사점을 준다. 코트와 장비가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규칙 등의 학습부담이 적어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어 '3대가 함께하는 운동'으로 불린다. 복식 중심의 경기 구조와 생활스포츠 성격 때문에 기술보다 호흡, 커뮤니케이션, 상대와의 조율이 중요하다. 또한 지속적 적응으로 공의 속도, 상대 조합에 따라 전략을 즉시 바꿔야 하므로 '하나의 정답'보다 상황판단과 유연성이 요구된다. 이런 측면에서 AI 시대 기업경영과 개인에게 주는 시사점도 크다. 첫째, 서로 다른 종목의 결합 측면에서 데이터·도메인 지식을 결합해 새로운 제품·서비스·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 낮은 진입장벽 측면에서 고객이 쉽게 사용하도록 AI 서비스와 사용자 경험(UX)을 설계해야 한다. 셋째, 협업 측면에서 부서 간 장벽을 줄이고, 현장·기술·기획이 함께 의사결정 하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넷째, 상황별 전략 전환이다. AI 결과를 맹신하지 않고, 시장·윤리· 조직 맥락을 고려해 사람이 최종 판단해야 한다. 다섯째, 커뮤니티 확산으로 고객 참여, 데이터 네트워크, 플랫폼 효과를 통해 성장의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 이상에서 볼 때 그 핵심은 AI 도입 자체가 아니라 AI와 사업 영역의 '본질적 융합'이다. 한편 취업준비생과 재직자에게도 시사점을 준다. 먼저 한 분야의 기본기를 깊게 만들자. 피클볼이 여러 종목을 결합했다 해도 각 종목의 기본기술이 없으면 쉽게 체득하기 어렵다. 각자 자신의 전공·직무의 핵심 역량을 키워 AI와 융합하는 활용력과 흡수능력을 키워야 한다. AI 도구를 쓰는 수준을 넘어, 문제를 정의하고 AI로 업무를 설계하며 결과를 검증하는 'AI 유창성'을 준비하자. 이때 협업·커뮤니케이션도 강화해야 한다. 팀 프로젝트·동아리·봉사·인턴 등에서 협업경험을 쌓고, 자신의 스토리를 STAR(상황, 임무, 행동, 결과)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자. 여기에 판단력과 윤리의식도 준비하자. AI가 반복 업무를 대체할수록 인간만의 차별화 포인트인 맥락 해석, 책임 있는 의사결정, 공감의 소통, 창의적 제안 등이 필요하다. 추가로 빠른 학습과 적응 능력 배양이다. 업무 단위가 재편되는 시대이므로, 한 번의 취업이나 학습으로 끝나지 않고 새로운 도구·제도· 시장 변화를 계속 배우는 태도가 필요하다. 피클볼처럼 서로 다른 분야와 이종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되, 사람 간 협업과 상황 판단을 잃지 않는 것이 공통 전략이다. 특히 개인은 전문성·AI 활용력·협업 및 판단력을 결합한 'T자형·또는 ㅗ자형 융합형 인재'가 되어야 한다. 최근 국내에서 처음 열린 '대전 시니어 피클볼대회'에 참여하며 이 운동이 가진 진짜 매력을 발견한다. 초보자를 배려하는 '포용의 문화', 자신의 라켓(패들)을 순서대로 꽂아두는 '패들 스택'으로 낯선 이와 즉석에서 팀이 되는 '오픈 플레이', 그리고 승패를 넘어선 경쾌한 격려의 문화는 과학도시 대전의 정체성과 놀랍도록 닮아 있다. 대전은 대덕특구의 첨단 기술이라는 단단한 전문성을 품은 동시에, 성심당처럼 대중과 소통하는 따뜻한 로컬 공동체의 매력을 가진 도시다. 피클볼 코트 위에서 청년과 시니어가 라켓을 맞부딪치며 유연하게 소통하듯, 첨단 과학기술에 사람 중심의 협업 문화를 결합하는 것. 그것이 바로 AI 시대를 선도할 대전형 벤처 생태계의 미래이자, 이 시대의 기업과 인재가 나아가야 할 진정한 '융합'의 이정표가 아닐까. /최종인 국립한밭대 교수,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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